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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발견] 할미꽃, 모란을 꾸짖다

[계절의 발견] 할미꽃, 모란을 꾸짖다 기사의 사진

꽃으로서는 억울하다. 외모가 이미지를 결정지어 버렸으니까. 문제는 털이었다. 귀여운 자태에 어울리지 않게 온몸에 하얀 털을 쓰고 있어 할머니의 백발에 빗대어졌다. 고부라진 허리도 놀림감이었다. 이후 노고초(老姑草)니, 백두옹(白頭翁)이니 별명이 잇따랐다.

양지 바른 무덤가에 홀로 핀 모습은 슬픈 설화를 만들어냈다. 홀로 된 어머니가 세 딸에게 박대 받은 것이 서러워 언덕 위에서 딸집을 바라보며 죽었다고. 그러나 설총이 신문왕에게 들려준 ‘화왕계(花王戒)’는 자랑거리다. “할미꽃은 백화의 왕 모란에게 아첨하는 장미를 경계하라고 간했으나 듣지 않아 ‘요염한 꽃을 가까이 하면 충직을 소원(疎遠)하게 여긴다’며 떠나려 하자 왕이 크게 깨닫고 사과한다.”

서방 언론은 최근 ‘나이가 곧 지혜’(Years bring wisdom)라는 속담이 맞다고 전했다. 미시간대 연구진이 60세 이상 노년이 청·중년보다 ‘사회적 지혜’가 높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사회적 지혜란 갈등 상황에서의 대처 능력을 말한다. 현대판 ‘화왕계’로 새길 만하다.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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