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귀중한 고대 유물들을 환수하기 위해 서로 힘을 합쳐 싸워 나가자.”

식민지 시절 서방국가에 국보급 문화재를 수탈당하는 등의 피해를 입은 25개국 참가자들은 8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끝난 국제회의에서 이같이 결의했다고 AFP통신이 9일 보도했다. 이집트 주최로 처음 열린 이 회의를 주재한 자히 하와스 의장은 “오늘은 우리에게 역사적으로 길이 남을 날로 기억될 것”이라며 “모든 참가국이 반환받아야 할 유물의 목록을 한 달 안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7개국은 목록을 낸 상태”라며 “소중한 보물들이 원래 소유국의 품으로 돌아와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참가국들은 앞으로 제출되는 목록에 포함된 약탈 유물에 대한 환수운동을 집중적으로 펼침으로서 국제사회의 여론을 환기시킬 계획이다.

이집트는 베를린 신(新)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네페르티티 왕비 흉상과 대영박물관에 보관돼 있는 로제타석, 루브르 박물관의 천장에 전시돼 있는 ‘덴데라 사원의 12궁도’ 등 유물 5개를 선정했다. 그리스는 19세기 초 영국 대사였던 엘긴 경이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에서 뜯어내 영국으로 가져간 벽화 조각(일명 엘긴 마블)을 우선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도 병인양요(1866년) 때 프랑스가 약탈해 간 외규장각 도서와 일본으로 넘어간 조선 왕실 의궤를 환수 유물 대상 목록에 올렸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 그리스, 이탈리아, 중국, 인도, 이라크, 시리아, 리비아 등이 참가했다. 그러나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문화재 반환을 요구받고 있는 주요국은 불참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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