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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발견] “으너리야, 더너리야”

[계절의 발견] “으너리야, 더너리야” 기사의 사진

시집 온 새댁이 나물 이름 서른 가지를 모르면 굶어 죽는다는 말이 있었다. 생사의 갈림길에 있던 식물이다. 그러나 독초와 식용을 가리는 일은 쉽지 않았다. 깊은 산중에서 나물 찾는 일은 더욱 힘겹고 지루한 노동이었다.

노래는 이때 나온다. “으너리야 더너리야 모시딱지 쇠딱지야 고두설기 시설기야 밤나물아 참나물아, 어딨노? 고마 내 눈에 비뿌라.” 영남 내륙지방의 아낙네들은 노래가 발견을 돕는다고 생각했다.

나이 든 할머니의 지혜는 노래 속 자연에서 나왔다. 산과 들에서 몸을 움직이고 소리를 읊조리는 동안 생각이 숙성된다. 그것이 지혜다. 글 한 줄 몰라도 인생을 돌아보고 내다본다. 인간의 도리와 명예를 알고, 참과 거짓을 분별한다.

경기도 안성의 초원에 냉이가 돋아나는 모양이다. 냉이는 서른 가지 나물 가운데 새댁에게 가장 친숙하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논둑이나 밭둑에 잘 자란다. 된장찌개에 들어간 냉이 뿌리는 밥상 위 봄의 전령사다. 십자가 모양의 하얀 냉이꽃은 또 얼마나 앙증맞은지.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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