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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발견] 해병대처럼 강한 민들레

[계절의 발견] 해병대처럼 강한 민들레 기사의 사진

동인천역 인근 화도고개에 있는 민들레국수집은 무료 급식소다. 도로시 데이라는 미국 여성이 1930년대 공황기에 뉴욕에 세운 ‘환대의 집’을 모델로 삼았다. 가게 주인 서영남은 오로지 이웃의 나눔과 정성으로 식탁을 차리며 말한다. “곤궁한 사람을 돕는 데 이유는 없다. 봄이 되면 노랗게 꽃을 피우는 민들레처럼!”

민들레는 기적처럼 자라고 꽃을 피운다. 달빛 부서지는 강둑이든, 도심의 보도블록이든 씨앗이 착륙한 곳에 거처를 만들어내니 해병대처럼 강하다. 씨앗의 한쪽 면이 뾰족하게 생겨 담벼락 틈새에서도 살 수 있다. 이름부터 시골 사립문 둘레에 핀다고 ‘문둘레’라고 부르다가 지금 이름으로 바뀐 이력이 있다.

민들레의 강인함은 가벼움에서 온다. 아이들이 발로 툭 차거나, 입으로 훅 불라치면 미련 없이 하늘로 오른다. 어떤 놈은 산 넘고 물 건너 100리를 난다고 한다. 새로운 터전을 찾는 씨앗의 비행은 장엄하다. 민들레는 씨앗이 꽃보다 소중함을 일깨운다.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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