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신인균] 천안함, 이런 재건조는 안 된다 기사의 사진

천안함의 침몰원인이 어뢰 공격에 의한 것으로 결론이 모아지는 분위기 속에 정운찬 국무총리가 천안함 재건조 방침을 비쳤다. 이는 일견 아주 멋진 일로 들릴 수 있으나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그렇지만은 않다.

군함의 건조라는 것이 마음먹는다고 몇 개월 만에 되는 것이 아니다. 설계, 장비선정 등의 과정을 거쳐 실제로 새로운 군함이 건조되는 데는 10년 이상이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천명한 천안함의 재탄생은 전혀 새로운 군함을 만든다는 것이 아니라 현재 건조되고 있는 해군의 차기 호위함인 FFX 사업의 첫 번째 군함에 ‘천안함’이라는 이름을 부여하는 것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FFX 사업은 총 7조원가량의 예산을 투자하여 2300t급 호위함 20여척을 건조하는 초대형 사업인데, 그 초도함이 2012년 경 첫선을 보이게 되고, 이 군함을 천안함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2012년 호위함으로 재탄생

그러나 천안함은 잠수함에 당했을 확률이 높은데, 이에 대한 교훈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군함에 천안함의 이름을 붙인다는 것은 너무 성급한 결정이다. 새로 탄생하는 천안함은 최소한 잠수함에만은 두 번 다시 당하지 않을 완벽한 대잠호위함으로 재탄생해야 한다.

그렇지만 FFX는 그런 군함이 아니다. 척당 3000억원의 건조비용이 투자되지만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닌 어정쩡한 군함이며, 특히 잠수함 탐지 전력은 현재의 천안함보다 크게 나아지는 부분이 없다.

서해는 한국과 중국의 강물이 다량 유입되는 바다로, 수역별로 수온과 염도의 변화가 심해, 음파를 굴절시키는 현상이 있으므로 쉽게 굴절이 되는 고주파나 중주파보다는 저주파 소나를 사용해야 잠수함을 탐지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FFX에 장착되는 소나는 서해에서 효과를 발휘하기 힘든 중주파 소나다. 또 FFX의 대잠무장은 30년 전에 설계된 천안함과 다를 바 없는 경어뢰 6발이 전부다.

현재 선진해군은 사정거리 20㎞ 정도의 대잠미사일을 주로 사용한다. 우리 해군도 국방과학연구소에서 개발한 대잠미사일 ‘홍상어’ 어뢰가 있다. 이는 수직발사대를 통해 발사되는데, 이 수직발사대 역시 국방과학연구소에서 개발에 성공하였다. 대잠미사일과 수직발사대를 개발해 놓고도 FFX에는 장착하지 않으며, 장착할 공간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어정쩡한 군함에 두 번 다시 불행해서는 안 될 ‘천안함’이라는 이름을 붙여서는 안 되는 것이다.

수직발사기의 효용은 아주 크다. 8개의 발사대가 1세트이고, 뚜껑이 열리며 각종 미사일이 발사되는 방식인데 이 뚜껑 안에 사정거리 20㎞의 대잠미사일이 있을지, 사정거리 150㎞의 SM-2 대공미사일이 있을지, 아니면 사정거리 1000㎞의 지상공격 순항미사일이 있을지 적들은 결코 알 수 없는 것이다. 이 수직발사대가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적 잠수함은 천안함에 도발할 엄두를 못 내게 되고, 적 전투기는 천안함 150㎞ 주위로 접근하지 못하며, 천안함이 나타나면 1000㎞ 이내의 지상목표는 긴장하게 될 것이다. 이 정도는 되어야 온 국민을 충격과 비통함으로 몰아넣었던 천안함의 재탄생과 걸맞지 않을까? 이는 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다.

대잠수함 능력 추가해야

서해의 특성에 강한 저주파 소나를 장착하고, 속에 뭐가 있을지 모르는 수직발사기를 장착하여 잠수함, 전투기들에 원천적인 억제력을 보유하고, 나아가 적의 지상 지휘부까지 긴장하게 만드는 그런 천안함을 만드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은 예산을 추가하면 되는 일이다. 정부는 과감하게 해군예산을 증액해주고, 해군은 FFX를 부분 재설계하여 이 천안함급 FFX 군함들을 대잠, 대공, 대함, 대지상 공격에 모두 강한 ‘NLL의 수호신’으로 만들어 주어야 한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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