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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발견] 죽순, 땅을 박차고 솟는

[계절의 발견] 죽순, 땅을 박차고 솟는 기사의 사진

배우 한석규가 “휴대폰을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속삭이던 곳이 대나무 밭이다. 현자(賢者)의 말씀을 놓치지 않기 위해, 대숲 사이를 스치는 바람소리 혹은 죽순 자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 CF 속의 죽림은 하늘 높이 정결한 나무로 가득했다.

5월초 봄비가 지나가면 죽순 솟는 소리가 “후두둑∼” 들린다. 왕성한 생명력이다. 기름진 댓잎 거름을 힘으로 거침없이 자란다. 그 속도에 다람쥐가 화들짝 놀라 몸을 숨긴다.

죽순은 맹종죽(孟宗竹)이 으뜸이다. 중국 사람 맹종이 한겨울에 기도로 죽순을 구해 계모를 봉양했다는 사연이다. 죽순은 20센티 정도 자랐을 때 베어내 껍질을 벗기고 말랑말랑한 부분을 다듬어 뜨거운 물에 데치거나 구워 먹는다.

사람을 살린 맹종죽이 크게 자라면 밑동이 넓고 속이 텅 빈 명품 대나무가 된다. 그리고는 운명에 따라 사람을 찌르는 죽창이거나, 은어 낚싯대이거나, 묵향을 담는 선비의 필통이 된다.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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