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포럼-홍덕률] 선거를 살려야 한다 기사의 사진

선거가 죽었다. 걱정이다. 불과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어떤 사람이 출마하는지, 그들은 어떤 정책과 공약들을 내걸었는지, 어떤 쟁점이 있는지 알 수가 없다. 거기다 역대 선거 사상 가장 많은 대표를 뽑아야 하고, 모두 8장의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어야 하는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선거다. 그런데도 이렇게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어서야 과연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걱정이다.

뿐만이 아니다. 특정 정당이 앞서는 지역에서는 그 당의 공천자가 결정되면서 이미 선거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정당과 관계없이 치르는 교육감과 교육위원 선거에서는 후보가 제비뽑는 번호로 당락이 결정될 것이라는 말까지 돌고 있다.

말할 필요도 없이 선거는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선거는 제대로 치러야 한다. 4년에 한 번 치르는 선거가 이렇게 다른 뉴스에 묻히고 밀려나 있어서는 안 된다. 아무리 큰 사건이 터져 사회가 어수선하더라도, 선거만큼은 국민 모두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치러야 하는 것이다.

무관심과 홍보부족 심각해

특히 지금처럼 급변하는 시대에 선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역발전과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고, 21세기형의 새로운 리더십이 논의되고 있는 지금의 역사적 전환기에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과 패러다임과 21세기형 사회질서는 선거를 통해서만 뿌리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후보들은 마땅히 지금의 역사적 국면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지역사회와 지역의 교육을 어떻게 이끌 것인지, 나아가 어떤 비전으로 우리의 미래를 준비해 갈 것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공천권을 쥔 실력자와 정당에게 충성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역사 인식과 미래 비전을, 그리고 정책과 능력을 유권자에게 명확히 설명하고 심판받을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다.

역사적 전환에 대한 통찰력도, 미래를 준비하는 혜안도 갖고 있지 못한 채 정당 실력자에게만 충성하는 낡은 지도자에게 4년을 맡기면 지금처럼 급변하는 시대에 그 조직이나 지역의 피해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다시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뒤처지고 만다.

그러기에 꼭 선거를 살려 내야 한다. 선거가 이대로 죽어 있게 하는 것은 앞으로 4년을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무엇보다 언론이 나서서 달라진 선거 제도와 후보들의 정확한 정보를 유권자에게 알려야 한다. 특히 대부분의 지역에서 유권자들이 처음 뽑게 되는 교육감과 교육의원의 역할과 권한과 의무, 선거의 의미 등을 유권자가 정확히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정당과 관계없이 치르는 교육감 선거와 교육의원 선거의 방법도 널리 홍보해야 한다.

비리와 연고주의와 흑색선전 등은 철저하게 감시하고 막아야 하지만, 선거 관련 토론과 주장과 정책 경쟁은 최대한 활성화해야 한다. 축제여야 할 선거를 비록 축제까지는 아니더라도 민주 시민의 신성한 권리가 행사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유권자들의 적극 참여 절실

유권자들도 선거에 적극 임해야 한다. 민주시민으로서의 최소한의 권리이자 의무이기 때문이다. 지역의 미래를 위해 어떤 정책과 인물이 필요한지 고민하고 신성한 한 표의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우리의 아이를 위해 어떤 철학의 교육 지도자가 어떤 교육 제도를 운영해야 하는지도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삶이 핍박하고 사회가 어수선할수록 선거에 임하는 후보들이나 유권자 모두 치열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당면해 있는 숱한 과제들을 풀어가는 계기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선거까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선거를 제대로 살려내 역사적 전환기의 혼돈을 슬기롭게 헤쳐갈 수 있어야 한다. 우리네 삶과 지역과 교육의 밝은 미래를 준비하는 선거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홍덕률 대구대학교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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