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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발견] 땅이 탐스럽다

[계절의 발견] 땅이 탐스럽다 기사의 사진

나무를 심는 사람이 그러하듯, 씨 뿌리는 사람은 거룩하다. 씨앗은 생명의 근원이다. 씨앗의 관리자는 농부다. 그들은 근면해야 한다. 부지런하지 않은 이는 농부가 아니다. 그냥 시골에 사는 사람이다. 뙤약볕이나 빗줄기를 피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농부의 하루는 네 토막이다. 오전, 오후에다 조전(朝前)의 노동이 가볍지 않다. 밤의 일거리는 따로 있다. 농경의 시작은 새벽 이슬을 맞으며 소 끌고 나가는 것이다. 농부는 모두 새벽형 인간이다. 농부의 밤은 두레와 품앗이의 시간이다. 사랑과 정을 나눈다. 이어지는 잠은 감미롭다. 숨결은 깊고, 우렁차게 코를 곤다.

농부는 지혜롭다. 늘 자연과 교감하고 대화하기 때문이다. 산에서 정직을, 물에서 배려를, 나무에서 나눔을, 태양에서 평등을 익힌다. 농부는 성자다. 하늘을 받들고, 땅을 존중한다. 이웃을 아끼고 동물과 공존한다. 5월, 씨앗은 야무지고, 땅은 북슬북슬 탐스럽다. 농부여, 뿌려라, 열릴 것이니!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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