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포럼-임성준] 서울국제음악제에 거는 기대 기사의 사진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다 보니 뉴욕에 가면 뉴욕타임스 예술면의 뉴욕필 연주 스케줄부터 찾아보게 된다. 지난 5월 초에도 뉴욕 출장 기회가 있어 도착 후 신문을 열어 보니 마침 그날 저녁에 스트라빈스키 집중조명 특별연주회 광고가 있어 링컨센터 티켓 창구에 무조건 나가 보았다. 요행히 좌석을 마련해 스트라빈스키 특별음악제에 초청된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의 음악감독 발레리 게르기에프가 지휘한 뉴욕필의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행복을 누렸다.

음악은 일상생활에 지친 우리에게 활력소가 된다. 특히 수준 높은 연주를 접할 때 느끼는 행복감은 특별하다. 그래서 세계 주요 도시들이 음악예술을 통한 주민 서비스에 많은 공을 들이면서 높은 예술 수준을 과시하는 동시에 ‘음악 관광’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한 깨달음에서 시작된 것이 지난해 5월 첫선을 보인 서울국제음악제(Seoul International Music Festival)다. 음악을 통한 화합과 국제 교류를 목적으로 고전과 현대음악, 동서양을 아우르는 세계적인 연주자들을 초청해 함께 즐길 수 있도록마련한 축제의 장이다.

클래식 통한 화합과 교류

국제 디자인 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서울에서 처음 개최됐던 2009 서울국제음악제는 다양하고 신선한 프로그램 덕분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평 받을 수 있었다. 이에 힘입어 2010 서울국제음악제가 23일부터 6월 1일까지 열리게 된다.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스위스의 루체른, 영국 BBC 프롬스 같은 음악 축제들이 매년 수천 수만명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힘은 탄탄한 음악적 기반을 바탕으로 한 실력 있는 연주자와 다양한 프로그램이다.

이번 서울국제음악제에서는 거기에 뒤지지 않을 정도의 연주자와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 있다. 쇼팽 스페셜리스트 시프리앙 카차리스를 비롯해 유럽의 감성 미셀 레티엑과 프랑스 낭만주의의 거장 제랄드 풀레, 현존하는 최고의 콰르텟 상하이 현악 4중주단 같은 최고 거장들과 탄생 200주년을 맞은 쇼팽의 해를 연 얀 리치에츠키, 2006 비에니아프스키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자인 아가타 심체브스카, 한국이 자랑하는 감성의 피아니스트 김정원, 깊이를 더해가는 첼로의 거장 송영훈, 한국 피아노의 자존심 박종화, 펜데레츠키가 극찬한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한국의 새로운 마에스트로 김대진, 박태영이 수원시립교향악단과 창단 45주년을 맞은 서울바로크합주단과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서울국제음악제는 무엇보다 순수 음악예술 교류를 통해 국제 기반을 공고히 하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가 있다. 이러한 의지는 음악제가 시작된 지 채 1년이 되지 않아 이미 그 결실을 보여주고 있다. 2010 서울국제음악제 프로그램 가운데 일부가 지난 3월 ‘루트비히 판 베토벤 이스터 페스티벌’에서 이미 첫선을 보이며 높은 평가를 받았고 또한 스페인의 칼라호라 음악제에서도 연주자 교환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명실상부한 국제적 음악제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또 이번 음악제 가운데 일부 프로그램은 2011년 파블로 카잘스 음악제에도 초청 연주될 예정이어서 긍지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문화관광상품으로 육성해야

2010 서울국제음악제는 음악제 개막과 함께 열정과 패기로 새롭게 도약하는 SIMF의 정신을 담은 뮤직 아카데미(Academy of Seoul International Music Festival)를 열어 우리나라 음악 영재들에게 세계적 연주자들의 지도를 받게 함으로써 음악교육 발전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이처럼 음악제라는 것은 하나의 문화 관광상품이 되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민간 외교의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도 커다란 힘을 갖는다. 서울국제음악제가 앞으로 온 국민과 세계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한민국 굴지의 클래식 음악 축제로 자리매김할 것을 기대해 본다.

임성준 한국외대(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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