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박병광] 한·중·일 정상회담의 숙제 기사의 사진

제3차 한·중·일 정상회담이 오는 29일부터 30일까지 제주에서 개최된다. 한·중·일 정상회담은 2008년 12월 후쿠오카에서 처음 개최되었으며 다음해 베이징에서 제2차 회의가 열렸다. 3국 정상이 정기적으로 만나 협력을 논의하는 것은 동북아의 평화와 신뢰를 증진하고 세계의 안정에도 기여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한·중·일 정상회담은 세계금융위기 극복과 동아시아공동체 건설을 위한 공동협력을 모색하는 등 역내 안정과 공동번영을 위해 긍정적 역할을 추구해 왔다. 한·중·일 정상회담에서는 통상문제뿐 아니라 에너지, 기후변화, 황사, 보건, 관광 등 폭넓은 이슈들에 있어서 3국 간 전략적 협력을 증진하고자 노력해 왔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를 비롯한 안보문제 역시 주요한 관심사로 논의되어 왔다.

3국의 대북 대응방식 차이

이번 한·중·일 정상회담은 ‘천안함 침몰사건’ 조사결과 발표 직후에 열린다는 점에서 국내외의 관심을 한데 모으고 있다. 한국은 천안함 침몰원인을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규정하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의 입장을 강력 지지하는 한편 향후 한국 및 미국과 행동을 같이하기로 했다. 반면 중국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면서 유엔 안보리를 통한 대북제재에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3개국이 공동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주장하지만 이를 파괴한 세력에 대한 대응방식은 각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무대에서 본격적으로 천안함 사건을 제기하고 대북제재에 관한 각국의 협조를 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한·중·일 정상회담에서도 적극적으로 천안함 사건의 조사결과를 설명하고 중·일 정상들의 지지를 얻어낼 필요가 있다. 천안함 침몰사건 등 북한에 의한 도발과 안보위협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주변 당사국은 한·중·일 3개국이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천안함 사건이 논의되고 각국의 입장을 조율하며 대북제재를 포함한 공조를 모색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나아가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깨뜨리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3국의 최고지도자들은 명백한 처리 잣대를 표명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3국 공조를 통해 천안함 사건을 일으킨 북한을 응징하는 데 합의하는 것은 예상처럼 쉽지 않아 보인다. 북한의 오랜 후원국이자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이 대북제재에 부정적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한체제의 안정과 대북영향력 유지를 대북정책의 주요 기조로 삼고 있으며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간주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또다시 대북제재에 발을 담글 경우 북·중관계를 악화시키고 전략적 자산을 소실할 수도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북한에 대한 중국의 ‘인식’은 상당한 변화를 겪었지만 정작 ‘정책’의 변화로 연결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북제재 공조 모색은 당연

중국의 입장이 그렇다고 해서 우리정부 역시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북한의 후원자인 중국이 대북제재에 반대한다면 그 효과는 크게 반감될 수밖에 없다. 우리정부는 국제사회가 동의하는 사안에 대해 중국만 홀로 북한 편을 든다면 중국의 국제적 입지를 약화시키고 심각한 이미지 손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음을 강조해야 한다.

또한 무엇이 진정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부합하는 것인지를 설득하고 양국간 동북아 안보에 대한 새로운 공감대를 창조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한·중·일 정상회담은 동북아 3국의 협력뿐 아니라 한·중 양국의 신뢰를 다지고 새로운 관계발전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소(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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