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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종 칼럼] 공짜 점심은 없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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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지금 한반도를 중심축으로 하여 돌아가고 있다. 세계 증시가 한반도 정세에 따라 출렁이고, 세계 언론이 매일 한반도 문제를 톱뉴스로 다루고 있다. 말할 것도 없이 천안함 사태를 둘러싸고 높아가는 남북한의 무력 충돌 가능성 때문이다.

이러한 남북한의 긴장은 불가피하게 세계 양대 강국(G2)인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열강들을 한반도 게임에 끌어들였다. 지난 주말에는 이명박 대통령, 원자바오 중국 총리,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 등 3국 정상들이 제주에서 회담을 가졌다. 이보다 이틀 앞서서는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베이징에 이어 서울을 찾았다. 세계는 한반도의 사태 진전과 관련하여 여기서 논의된 내용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게임 전략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피보다 진한 게 자국이익이다

열강들의 한반도 게임은 물어볼 것도 없이 미국 등 자유 진영이 한국과 한편이 되고, 중국이 북한과 다른 한편이 돼 진행 중이다. 미국이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조사 결과에 적극 동의하며 북한에 매우 단호한 입장인 데 반해, 중국이 조사결과에 유보적 태도를 취하면서 북한에 미온적인 입장인 것은 애초부터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한·미와 조(북한)·중은 각기 한국전에서 함께 피를 흘린 혈맹이고, 이념을 같이하는 우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혈맹이라는 등의 사실만이 미국과 중국으로 하여금 각기 그러한 입장을 취하도록 만드는 전부일 수는 없다. 국제 관계에서 자국의 이익을 동맹관계보다 뒤에 놓는 일은 생각하기 힘들다. 미국과 중국도 자국의 이익을 최대화할 수 있기 위해서는 천안함 사태에 어떻게 대응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부지런히 주판알을 튕겼을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혈맹인 한국이 공격받은 사실 자체도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와 함께 목에 가시 같은, 그래서 최우선 순위에 놓고 있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번 일을 지렛대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했음직하다. 미국이 지난 주말 다시 북한에 핵 포기와 제재 중 택일하라고 압박한 데서도 이러한 의도는 읽힌다.

중국으로서는 천안함 사건의 불편한 진실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감쌈으로써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북한에서의 자원개발 등 경제적 이익도 도모할 수 있다는 계산을 했음직하다. 또 한·미의 대북 제재에 브레이크를 걸어 한·미뿐 아니라 전 세계에 G2로서 자신의 위상을 과시하자는 의도도 없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사실을 마지못해 인정하더라도 대북 제재의 수위를 낮추는 데 최선을 다함으로써 북한에게 유일한 보호자라는 인식을 재확인시킬 것이다.

심화될 對美, 對中 의존도

여기서 우리가 심각히 고민해야 할 문제는 열강들의 한반도 게임 과정에서 남북한의 입지가 어떻게 될 것이냐 하는 점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미 관계는 안보 등 여러 측면에서 더욱 돈독해질 게 틀림없다. 그러나 이를 다른 각도에서 본다면 군사적, 외교적으로 대미 의존도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그리고 소금 먹은 사람이 물켠다고 미국의 도움을 크게 받은 우리로서는 필요시 응분의 반대급부를 고려에 넣어야 할 것이다.

그나마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나름대로 위상을 확보하고 있어 지나친 걱정은 기우일 수 있다. 정작 큰 문제는 경제는 거덜 나고 국제사회에서 완전히 고립된 가운데 믿을 곳이라곤 오로지 중국뿐인 북한의 대중(對中)의존도가 한층 심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에 더욱 종속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럴 경우 통일은 훨씬 더 어려워지고, 통일 후에도 한·중 사이에 복잡한 문제가 잉태될 건 불문가지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밀턴 프리드먼의 말이 아니더라도 공짜 점심은 없다. 국제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천안함 사건을 놓고 열강들이 남북한에 보내는 지원도 공짜가 아님은 물론이다. 너무 비싼 값을 치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우선 북한이 이성을 회복하여 한반도 긴장을 완화해야 하며, 한국도 보다 성숙한 대북 전략과 외교력을 구사하는 등 지혜롭게 대처해야겠다.

백화종 전무이사 wjba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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