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민심 대이동] 망신당한 여론조사 왜?… “젊은층 막판 투표율 급증으로 데이터 왜곡” 기사의 사진

“기존 여론조사 기법을 완전히 엉망으로 만들어버린 희한한 투표행위가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그것도 단 몇 시간 만에….”

6·2 지방선거 개표 예측 조사에 참여한 한 여론조사 전문가가 3일 토로한 말이다. 그의 말대로 이번 선거에서는 여론조사와 개표 결과 간에 차이가 너무 크거나, 아예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서울의 경우, YTN·한국갤럽 조사에서는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민주당 한명숙 후보를 10.5% 포인트 앞선다고 예측됐고, MBN·GH코리아·매트리스 조사에서는 오 후보가 한 후보를 21.0% 포인트 앞지른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단, 0.6% 포인트 격차에 불과했다.

실제 투표를 한 13만여명을 투표장 근처에서 조사한 SBS KBS MBC 등 방송 3사 출구조사(0.2% 포인트 격차)가 개표 결과와 가장 근접했다. 물론 출구조사도 시간대에 따라 변동 폭이 아주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에 이뤄진 출구조사는 오 후보가 무려 15% 포인트 앞선다고 예측됐다고 한다.

이렇게 실제와 예측조사 간 격차가 커진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회과학적으로 예측불허의 상황이 빚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조사업체 관계자는 “응답자의 성향이 보수적이냐 진보적이냐, 또 친여당 성향이냐 친야당 성향이냐에 따라 각각 다르게 책정된 ‘투표율 가중치’란 것이 있는데 이번에는 이 가중치가 실제 투표율과 너무나 동떨어졌다”고 설명했다.

2일 오후 2시쯤부터 4시간 동안 수도권에서 젊은층이 휴대전화 등을 통해 투표 독려를 하면서 투표율이 기록적으로 급증, 데이터 왜곡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2002년 대선 투표일에도 당시 노무현 후보에 대한 투표 독려가 있었지만, 당시에 비해 이번 지방선거의 젊은층 투표 쇄도 정도가 훨씬 강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수도권의 경우 유권자 수가 많아 돌발변수 영향력이 적고, 또 이전까지 후보 간 워낙 큰 격차가 있어 일부 조사기관들이 결과가 뒤바뀔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하고 예측조사를 투표 전날에 실시해 왜곡이 커지기도 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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