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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임한창] 거장의 손이 닿을 때

[삶의 향기-임한창] 거장의 손이 닿을 때 기사의 사진

카멜레온은 도마뱀과 모양이 비슷한 동물이다. 이 동물은 주변 환경에 따라 몸의 색깔을 자유롭게 바꾼다. 바위틈에서는 회색, 수풀 속에서는 초록색으로 변장한다. 사람도 카멜레온과 같은 속성이 있다. 어떤 환경에서는 아주 교양 있고 우아한 신사·숙녀이지만, 또 어떤 상황에서는 야수로 돌변한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는 추레한 인간의 속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우리는 겉모습을 카멜레온처럼 위장할 수는 있다. 그러나 어두운 죄의 본성을 감출 수는 없다. 본성은 사람의 노력으로 변화되지 않는다. 걸레로 진흙 바닥을 아무리 닦아내도 여전히 진흙일 뿐이다. 죄에 멍든 심장을 도덕과 교양의 걸레로 닦아내도 여전히 지저분할 뿐이다. 오염된 죄의 호수에 수양과 선행이라는 이름의 맑은 물 몇 통을 부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그리스도의 대속의 보혈이 공급될 때 비로소 죄의 심장이 정화된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키플링의 시에 ‘죄’라는 것이 있다.

죄 앞에 무기력한 존재

어느 추운 겨울 밤, 밖에서 노크소리가 들린다.

‘누구신가요?’

‘나는 보잘것없는 자입니다.’

여인의 연약한 음성이다.

‘누구냐고 묻지 않았소!’

‘사랑을 그리워하는 외로운 소녀입니다.’

‘이름이 뭐요?’

‘제 이름은 죄악입니다.’

‘그러면 어서 들어오시오.’

그 순간, 내 마음의 방은 지옥으로 가득 찼다….

사람은 한없이 나약한 존재다. 죄 앞에서 무기력하다. 타인의 판단에 대해서는 예민하게 반응하지만, 하나님의 관찰에 대해서는 둔감하다. 법정의 유죄판결에는 몸을 떨지만, 하늘의 심판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죄는 솜이불처럼 부드럽게 삶 속에 파고들어 인간을 파멸시킨다.

미국의 오래된 시 중 ‘거장의 손이 닿을 때’라는 것이 있다. 경매장에 낡은 바이올린 한 대가 있었는데, 3달러 이상을 부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어느 날 한 노인이 나타나더니 바이올린의 먼지를 털어내고 손수건을 꺼내 구석구석을 닦아냈다. 노인은 바이올린을 어깨에 척 올려놓으면서 말했다.

“잘 있었니? 사랑하는 내 아들아. 너를 40년 만에 만져보는구나.”

노인은 현을 조율하고 연주를 시작했다. 사람들은 환상의 연주에 흠뻑 젖어들었다. 경매장은 아연 활기를 되찾았다. 군중은 그 바이올린을 소유하기 위해 아우성이었다. 결국 그 바이올린은 3000달러에 낙찰됐다. 무엇이 바이올린의 값을 올려놓았는가. 거장(Master)의 손이 낡은 바이올린에 닿았기 때문이다.

인생의 거장을 만나라

우리는 경매장에 매물로 나온 먼지 묻은 3달러짜리 바이올린과 같은 존재다. 죄와 허물의 먼지로 얼룩진 무가치한 존재다. 아무도 3달러 이상 값을 불러주지 않는다. 군중은 매물의 값을 깎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어느 날, 우주의 창조자가 찾아왔다. 그 거장은 우리의 지친 영혼과 몸을 만지며 ‘내 아들아’라고 속삭여준다. 그때부터 우리는 명품 바이올린이 되어 아름다운 소리를 발하게 된다.

우리의 삶에 하나님의 손길이 닿으면 명품 인생이 된다. 3달러 인생이 3000달러 인생으로 바뀐다. 기독교 신앙이란 무엇인가. 우주의 거장인 하나님의 손에 나를 온전히 맡기는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마음껏 연주하시도록 내어드리는 것이다. 그러면 그분은 멋진 연주로 우리의 가치를 높여주신다. 쓸모없는 인생을 명품인생으로 변화시켜 주신다. 그분을 만나야 죄의 심장이 정화된다. 그분을 만나야 죄의 올무에서 해방된다.

임한창 종교국장 hcl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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