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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규홍의 식물이야기] 온갖 질환 다스리는 만병초

[고규홍의 식물이야기] 온갖 질환 다스리는 만병초 기사의 사진

만병을 다스리는 효험을 가져서 만병초(萬病草)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이 있다. 만병초는 진달래과에 속하며 철쭉과 닮은 꽃을 화려하게 피운다.

만병초의 꽃은 가지 끝에서 10∼20송이가 한데 모여 피어나기 때문에 화려하기로는 같은 계열 나무 가운데 으뜸이다. 대개는 흰 꽃을 피우는데, 짙은 분홍색 꽃을 피우는 홍만병초와 노란색 꽃의 노랑만병초도 있다. 이 가운데 노랑만병초는 남획으로 개체수가 줄어 현재 환경부에서 멸종위기식물 제2급으로 보호하고 있다.

철쭉 꽃처럼 깔때기 모양으로 피어나는 만병초의 꽃잎 안쪽에는 짙은 초록색의 반점이 선명하다. 이 반점은 수분곤충인 벌과 나비에게 꽃의 꿀샘이 있는 자리를 알려주는 길라잡이 역할을 한다. 곤충들에겐 일종의 활주로인 셈이다.

만병초는 철쭉이나 진달래와 가까운 친척 관계의 식물이지만, 겨울에도 잎을 떨구지 않는 상록성 나무다. 정원에 심어 키우는 관상용으로 매우 좋은 조건이지만, 고산 지대에서 자라는 나무여서 정원에서 키우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최근엔 정원에서 키울 수 있게 개량한 새 품종이 다양하게 나온다.

아시아의 고산 지대에서 자생하는 만병초는 우리나라에서는 지리산 오대산 울릉도 백두산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높은 산의 센 바람을 맞으며 자라는 만병초는 대개 1미터 남짓의 크기에 불과하지만, 잘 자라면 3미터 넘게까지 자란다.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만병초는 한방에서 오랫동안 귀중한 나무로 여겨왔다. 만병초의 잎사귀는 특히 혈압과 심장의 질환을 치료하는 데에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증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어서 통풍을 치료하거나 소염 진통 해열제로도 요긴하게 쓰였다. 뿐만 아니라 잎을 끓여낸 물로 가축의 피부에 기생하는 벌레나 농작물 주위의 해충을 퇴치하는 데에도 썼다. 그러나 인체에 유독한 성분도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잘 쓰면 약, 잘못 쓰면 독이라는 이야기다.

만병을 모두 치료할 수 있는 나무라는 특징이 과장되면서, 노인들이 만병초 줄기로 만든 지팡이를 짚고 다니면 중풍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전해지지만 이는 지나친 낭설이다.

몸의 병을 쫓아내는 건 물론이고, 마음의 병까지 낫게 할 만큼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그야말로 만병을 다스리는 고마운 나무라 할 만하다.

천리포수목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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