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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선의 동물 이야기] 진정한 사냥꾼 하이에나

[배진선의 동물 이야기] 진정한 사냥꾼 하이에나 기사의 사진

하이에나는 억울하다. 사냥하는 것이야 사자나 하이에나가 다를 바가 없는데도 사자는 백수의 왕이니 최고의 사냥꾼이니 하며 한껏 치켜세우지만, 하이에나는 멋진 구석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비열한 악당쯤으로 생각하고, 좋게 봐준다고 해도 동물 사체나 먹어치우는 거리의 청소부로만 기억한다. 하지만 그것은 얼룩무늬하이에나들이 자기 몸집의 3배나 되는 사자와 겨루면서 아프리카 초원의 최고 강자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 얼마나 치열하게 살고 있는지를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얼룩무늬하이에나에게 태어난 순간부터 수월하게 진행된 일은 하나도 없었다. 보통 두 마리가 태어나지만 젖이 나오는 젖꼭지는 하나뿐이기 때문에, 태어나면서부터 형제끼리 어미젖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건 치열한 싸움을 치러야 한다. 오직 싸움에서 이긴 승자만이 먹이를 차지하고 살아남기 때문이다.

어른이 된 후에도 사자와 경쟁해야 하는 하이에나의 삶은 녹록지 않다. 살기 위해 하이에나는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먹는 거리의 청소부가 되었고, 먹을 때는 털 한 가닥조차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먹어치운다.

또한 강력한 턱과 이빨로 뼈를 부수고 위장에서 분비되는 강력한 위산은 웬만한 것은 능히 소화시킨다. 덕분에 다른 포식자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질긴 가죽이며, 뿔이나 발굽도 하이에나에게는 일단 먹고 보는 먹이일 뿐이다. 그 중에서 혹시 소화되지 않는 것이 있다면 토해내면 그만이다.

식성도 좋아서 자기 몸무게의 3분의 1을 한 끼 식사로 해치울 수도 있다. 낮 동안에는 죽은 사체를 먹어치우는 청소부지만 밤이 되면 우두머리의 치밀한 작전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최고의 사냥꾼이 된다. 사자와 일대 일로 싸운다면야 승부는 볼 것도 없는 일이지만 무리로 덤벼드는 하이에나들은 사자도 겁먹게 할 정도로 위협적이고 때로는 사자가 사냥한 먹이를 빼앗아 가기도 한다.

뭉치면 무서운 힘을 발휘하는 덕택에 혼자서 사냥을 할 때는 작은 먹이를 택하다가도 무리가 커지면 커다란 물소도 능히 쓰러뜨리는 사냥의 진정한 명수로 일컬어진다.

사람들이 뭐라 부르건, 하이에나들은 죽은 동물의 사체를 깨끗이 치워주어서 전염병이 돌지 않게 해주고, 초식동물의 수가 너무 늘어나지 않도록 적당히 조절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 등갑이 자라는 데 칼슘이 많이 필요한 육지거북에게 하이에나의 똥은 최고의 칼슘영양제가 된다. 하이에나는 그들의 방식으로 아프리카의 자연과 서로 주고받으며 균형을 이뤄 살아가는 것이다.

서울동물원 동물운영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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