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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박시형] 모든 일을 하나님께 바치듯이

[삶의 향기-박시형] 모든 일을 하나님께 바치듯이 기사의 사진

일한답시고 몇 십 년째 몸을 써먹기만 했더니 여기저기 잔고장이 잦다. 직업상 온종일 컴퓨터 앞에 죽치고 있는 터라 항상 목과 어깨가 뻐근하더니 마침내 허리까지 통증이 심해졌다. 침도 맞고 마사지도 받아보았지만 차도가 없어 고민하던 터에 얼마 전부터 눈여겨 보아둔 회사 근처의 한 대체의학연구소를 찾았다.

김연아 선수와 박지성 선수의 부상 치료로 유명세를 탄 이른바 ‘추나요법’이란 것을 시술하는 곳이었다. 반신반의하며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느닷없이 웬 찬송가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잘못 들어왔나 싶어 실내를 둘러보는데 시술 침대가 놓인 것이나 의료기구가 있는 것이나 어딜 봐도 분명 병원이었다.

에라 모르겠다 싶어, 원장 선생님인 듯한 한 남자분께 하소연하듯 말했다.

“목이랑 어깨랑 허리 통증이 너무 심해서요.” 상담을 하고 한 시간가량 치료를 받았다. 그런데 오호라! 그 한 시간이 이 세상에 태어나 누린 시간 중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이 될 줄이야.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는가

통증 때문에 온갖 치료를 받아왔지만, 이렇게 전력을 다해 진심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분은 처음이었다. 추나요법이나 마사지는 그 특성상 치료사가 거의 중노동에 가까운 에너지를 소모해야 한다. 직접 자신의 손과 몸으로 환자의 막힌 경혈을 풀어주고 틀어진 골격을 바로잡아줘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힘’을 얼마나 쓸지는 오로지 치료사 마음이다. 돈값만큼 하든지, 시간만큼만 하든지, 아니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든지.

환자들은 그것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이 분야에선 제법 베테랑 환자인 나야 두말할 나위가 있나? 진짜인지, 가짜인지, 전력을 다하는지, 흉내만 내는지.

그분은 진짜였다. 그리고 그 한 시간은 고스란히 감동이었다. 어느 누가 이토록 지극정성으로 내 몸을 돌보아 주었던가! 혹시나 환자가 불편할까 시술하는 내내 이것저것 묻고 알려주는 모습도 남달랐다. 온몸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환자의 몸이 냉해지면 안 된다며 에어컨도 켜지 않았다. 편하게 누워 있는 사람이 민망할 지경이었다. 환자에 대한 진심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마음과 몸이 다 행복해서인지, 단 한 차례 시술만으로도 몸이 날아갈듯 가벼워졌다. 그 후로 몇 번 더 치료를 받았는데, 감동의 수위는 한결 같았다. 몸도 몰라보게 좋아졌다.

한 달에 한 번 우리 회사에서는 사무실 대청소를 한다. 모든 직원이 다 함께 유리창이며 책상 밑바닥까지 구석구석 깨끗이 닦아낸다. 그런데 똑같은 청소 하나 하는 데도 분명한 차이가 난다.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누가 보지 않아도 땀을 뻘뻘 흘리며 정말 열심히 하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적당히 걸레 들고 책상 위나 살살 훔치고 다니는 친구들이 있다. 재미있는 건 청소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 일도 잘한다는 것이다.

세상에 미천한 일은 없다. 미천하게 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거리의 쓰레기를 치우든, 공장에서 신발을 만들든, 가구에 못 하나를 박든,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서로서로 돌보고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 다 필요한 일들이다.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 되려면

언제가 읽은 책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당신이 의자 하나를 만들더라도 하나님께 바칠 의자라고 생각한다면 어찌 소홀히 할 수 있으랴. 그러므로 당신이 하는 모든 일을 하나님께 바치듯 하라! 그러면 성공은 저절로 다가오리니.”

당신의 가족, 당신의 동료, 당신의 고객, 그들 안에 하나님이 계신다. 입으로는 연방 하나님을 외치면서 자신의 일은 무책임하게 해치우는 사람들을 과연 하나님이 기꺼워하실까?

그 병원에선 지금도 여전히 찬송가가 흘러나온다. 뜬금없어 보였던 그 찬송가의 의미를 이제는 알 것 같다.

박시형 쌤앤파커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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