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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종칼럼] 그들의 이유있는 반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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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도 사 주고 네가 해 달라는 대로 다 해줬는데….” “10년쯤 뒤면 너도 다 알게 될 텐데….” “너를 위해 날마다 기도했는데….” 1950년대 미국 영화 ‘이유 없는 반항’에서 짐(제임스 딘)의 부모가 개탄하는 내용들이다. 부모로서는 아들에게 해줄 만큼 해 줬는데 뭐가 불만이어서 허구한 날 사고만 치고 다니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부모가 보기엔 겁쟁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쯤 아무것도 아닌데,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면 무사히 넘길 수 있는 일인데,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될 수 있는 일인데, 그처럼 하찮은 것들에 인생을 거는 아들의 행동은 그야말로 ‘이유 없는 반항’일 뿐이다. 그러나 아들에게는 겁쟁이 소리를 듣느니 죽는 게 나으며, 10년 뒤가 아니라 당장 해답이 필요하기 때문에 고민하고 반항하는 것이다. 모두가 널 위해서라는 부모의 일방적 사랑마저도 아들에겐 속박일 뿐이다.

그들이 여당을 떠난 까닭

6·2 지방선거에서 20, 30대 젊은 층의 압도적 야당 지지로 여당이 고전을 면치 못했음이 출구조사로 확인됐다. 그들의 야당 지지율이 여당 지지율의 배 이상이었던 지역도 있었다. 반대로 여당이 승리한 지역 중 일부는 50, 60대 나이 든 층에서 야당보다 배 이상 득표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러한 젊은 층의 반여당 정서가 지속될 경우 한나라당은 2년 뒤의 총선과 대선에서도 고전을 면키 어렵고, 정권을 내줘야 할지도 모른다. 여권에서 젊은 층과의 소통이 강조되고, 그 일환으로 세대교체론이 세를 얻는 까닭이다.

여권은 일단 젊은 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그들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성만은 절감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내용과 방법에 대해서까지 고민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지금도 보수 우파적 강경책을 비롯하여 기존의 국정 방향을 더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수그러들지 않는 게 그러한 의문의 근거다. 여권 일각에서는 아직도 젊은 층의 이탈을 ‘이유 없는 반항’ 쯤으로 여기고 있지 않나 싶다. 모두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하는 일들인데 젊은이들이 철이 없어 하찮은 것들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들은 사고방식이 다르다

여권이 젊은 층과의 소통을 제대로 하려면 그들이 성장한 배경, 거기서 생성된 사고방식과 가치관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기존 질서를 탐탁잖게 여기는 속성을 가진 젊은이들인데다 여권이 말하는 좌파정권 10년을 경험한 세대다. 그들은 과거 우파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청소년기를 보낸 50, 60대와는 다르게 좌우 이념의 스펙트럼도 훨씬 넓고, 기성세대가 보기엔 방종이라 할 만큼 개인의 자유도 만끽했다. 과거의 기성세대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던 국익 차원의 속박에도 거부감을 보이며, 사소한 자유의 제한도 민주주의의 후퇴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비근한 예로 참여연대가 유엔 안보리에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서한을 보낸 데 대해서도 기성세대 대부분은 이적행위라고 보는 데 반해 젊은 세대들은 그럴 수도 있지 않느냐는 반응이다. 김제동 씨의 방송 MC 하차도 기성세대에겐 하찮은 일일지 모르나 젊은이들의 투표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을 정도다.

물론 젊은 세대의 환심을 사고 표를 얻기 위해 그들의 사고와 가치관에 무조건적으로 동조할 순 없는 일이다. 그러나 최소한 그들이 무엇을 가지고 고민하는지를 알기 위해 노력하고 함께 고민하는 모습은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들의 사고가 옳고 그름을 떠나 실체이기 때문이다. 모두 나라를 위한 것이고 국민을 위한 것이니 믿고 따르라고 소리쳐 봐야 될 일이 아니다. 그래서 여권 지도부의 자연 연령이 젊어지더라도 그들의 사고가 권위주의 시대의 그것이어서는 소통 노력도 공염불에 그치고 만다. 월드컵 축구 응원에서 보듯 그들은 기분이 내키면 수백만 명이 비를 맞아가며 밤을 새는 자유인들이라는 사실에서 여권은 소통의 기본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위정자들이 시간을 내 영화 ‘이유 없는 반항’을 다시 한 번 보는 것도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전무이사 wjba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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