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하영제] 바다 숲에서 블루오션을 찾다 기사의 사진

“바다는 뭇 생명의 근원이자 생존의 토대이며 현재와 미래를 위해 소중하게 아끼고 가꾸어야 할 인류의 마지막 희망이다.”

이는 2005년 제10회 바다의 날을 맞아 학계, 업계, 시민단체, 언론계, 문화계 등 각계 인사들이 모여 만든 ‘바다헌장’의 일부분이다.

생물학자들은 대부분 지구상의 생명체가 바다로부터 삶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바다는 생명체의 모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육지에 숲이 있듯 바닷속에도 숲이 있다. 육지의 숲이 생태계 유지의 중요한 역할을 하듯 바다의 숲도 마찬가지다. 바다숲은 해양생물의 먹이이자 보금자리다. 그리고 산란장이다. 사람에게는 아름다운 광경을 제공하고 생명력 있는 모습을 연출한다.

연안 생태계 파괴 심각해져

그러나 최근엔 갯녹음 현상이 동해안, 남해안, 그리고 제주도 연안에서 발생해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갯녹음이란 연안의 환경이 바뀌어 해조류가 소멸하고 해조류가 자연적 포자 발아를 못해 번식을 못하는 현상으로 백화 현상 또는 바다의 사막화 현상이라 부른다.

갯녹음 현상이 심해지면 수산생물의 먹이, 산란 및 생육장 역할을 하는 해조류가 사라지고 대신에 크기는 작지만 바위를 피복하는 석회질 성분의 산호조류가 바위를 뒤덮게 된다. 결국 해저 암반 지역이 회백색으로 변해 연안 생태계 파괴는 물론 보기에도 흉물스럽게 된다.

정부는 갯녹음을 치유하고 수산생물 자원 증식을 위해 ‘바다숲 조성사업’을 본격 추진 중이다. 작년엔 포항 등 5곳에 120㏊를 조성했고, 올해는 여수 등 10곳에 250㏊를 만들 계획이다. 앞으로 2020년까지 전국 연안 대부분 마을어장에 바다숲을 조성할 예정이다.

바다숲은 바다의 저탄소 녹색성장 산업으로서 다양한 블루오션 아이템 개발이 기대되는 곳이기도 하다. 해조류는 육상식물보다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이 뛰어나지만 아직 국제적인 공인이 없어 유엔에서 이를 인정받기 위해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향후 해조류가 온실가스 흡수원으로 인정되면 바다숲 조성 사업으로 탄소 배출권 획득과 이의 거래를 통해 수익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바다숲에서 자라는 해조류에서 펄프와 종이도 생산할 수 있다. 이미 우리나라 기업은 해조류에서 종이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해 세계 특허를 취득했고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나무를 없애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그리고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해조류에서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바이오 연료를 만들기 위해 옥수수 등을 사용하다 보니 식량 부족 및 곡물가격 상승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데, 해조류를 활용한 바이오 연료 생산이 상용화된다면 이런 문제도 피할 수 있다. 이 밖에 해조류를 이용한 웰빙식품, 신물질 및 신소재 개발 등 블루오션을 바다숲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무궁한 해저자원에 눈떠야

바다숲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바닷속에 들어가 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다. 형형색색의 해조류와 산호초를 배경으로 햇빛과 어우러져 군무를 추듯 유영하고 있는 물고기의 향연은 굳이 저 동남아 바다가 아니라도 우리의 연안에서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이 모두가 궁극적으로는 바다숲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인 것이다.

바닷속에서 수많은 생물이 역동적이고 다양하게 살아 숨쉬는 모습, 그것은 결국 수중 생태계에서 기초생산자 역할을 하는 바다숲에 얼마나 생명과 호흡을 불어넣느냐에 달렸다.

생명의 보금자리인 바다를 다시 살리고 아름다운 바다숲을 보전하고 가꾸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잘 가꿔진 바다숲, 우리에게 블루오션으로 다가올 것이다.

하영제농림수산식품부(제 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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