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포럼-이경숙] 도시와 농촌 상생을 위해 기사의 사진

농촌에서 무더운 여름을 맞기 시작하는 6월은 1년 중 가장 흥겹고 희망찬 시기다. 민족의 큰 명절이었던 단오를 비롯해 한 해 풍년을 기원하고 여름을 무사히 보낼 수 있도록 떠들썩하게 잔치를 벌이는 행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젊은이들이 떠난 농촌은 급격한 고령화 사회로 변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09년 농촌인구 중 50대 이상이 무려 63.2%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젊은 층이 도시의 많은 일거리와 문화적 풍요로움을 포기하고 돌아오게 할 수 있는 매력적 요인이 농촌에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사이먼 쿠즈네츠 박사의 “후진국이 공업화를 통해 중진국으로 도약할 수는 있지만, 농업과 농촌의 발전 없이는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없다”는 말처럼, 선진국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우리는 농촌의 어려운 현실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한다.

고령화 사회로 변하는 농촌

다행히 도시와 농촌의 균형발전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고, 정부와 사회 각계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농어촌공사는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7월 7일을 ‘도·농 교류의 날’로 제정하기 위한 대국민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농식품부 및 각 지자체에서는 귀농자를 위한 교육프로그램과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농촌도 주말농장 문화관광 특산물축제 등 스스로 가진 특성을 경쟁력의 원천으로 삼아 개성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자구노력의 싹을 키워가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다.

얼마 전 1사(社)1촌(村) 자매결연을 하기 위해 경기도 양평의 한 마을을 방문했다. 낙후된 시골마을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보다 경쟁력 있는 농촌마을로 자리잡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구둔마을’이라는 곳이었다.

이 마을에서 2004년부터 시작했다는 ‘농촌 영화제작체험’은 영화촬영과 편집장비들을 직접 다뤄보고 아름다운 자연과 농촌을 배경으로 자신이 구상한 시나리오를 영화화해볼 수도 있는 프로그램이다. 카메라와 캠코더에 익숙한 요즘 젊은 사람들이 색다르게 느낄 수 있도록 구성돼 있었다. 또한 주말농장, 천문대 체험, 자전거 투어 등 농촌을 더욱 가깝게 느끼고 자연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갖추어 가족단위 도시 방문객들의 활발한 방문을 이끌어내고 있었다.

이러한 노력들이 자리를 잡기까지 마을주민들의 노력도 큰 몫을 했지만, 평범한 농촌마을이 영화체험마을로 특화하는 계기를 제공한 것은 바로 이 마을을 배경으로 영화를 촬영하던 신지승 감독과 영화단체 ‘창시(窓詩)’였다. 또한 도시에서 수시로 마을을 찾아 영화관련 교육과 체험프로그램 홍보 등 적극적인 봉사활동을 전개한 젊은이들의 관심과 노력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구둔마을의 예로 보듯, 농촌이 활력을 되찾기 위해 전제돼야 하는 것은 바로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젊은 층의 관심과 지원일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충분한 재정지원과 제도적 뒷받침을 하더라도 도시 젊은 층이 농촌을 외면한다면 이미 고령화되어 가고 있는 농촌의 발전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도시 젊은층 관심 끌어내야

이를 위해서는 이미 많은 기업들이 도입하고 있는 1사1촌 운동의 건설적 발전이 필요하다. 기업은 직원식당 먹거리 직거래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마을의 발전을 돕고 농촌마을은 주말농장, 체험프로그램, 직거래장터 등 기업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찾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등 일방향적이고 일시적인 봉사활동이 아니라 진정한 교류 네트워크로서 자리 잡아야 한다.

이러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기업의 젊은 직원들이 농촌마을의 고유한 특색을 살리고, 새로운 수입원을 만들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노력할 때 농촌의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경숙(한국장학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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