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시절 고향의 추억들… 전성태 첫 산문집 ‘성태 망태 부리붕태’ 기사의 사진

소설가 전성태(41)가 유년 시절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지나온 시절을 되돌아 본 에세이집 ‘성태 붕태 부리붕태’(좋은세상)를 펴냈다. 그가 산문집을 낸 것은 처음이다.

스무 집 남짓 모여살던 전남 고흥의 시골 마을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작가는 그 시절의 추억들을 능청맞고 해학적인 입담으로 풀어놓는다.

5남 1녀 중 다섯째인 작가는 농사에 바쁜 부모를 대신해 막내를 돌보느라 아홉 살에야 초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또래들이 학교에 간 사이 그는 학교 가지 못한 불만을 삭이며 어린 여자아이들과 어울려 소꿉놀이를 하고 나물을 캐러 다녔다. 동생에게 젖을 먹이기 위해 먼 들길로 어머니를 찾아가는 게 귀찮아 동네 아주머니들에게 젖동냥을 하는 요령도 피웠다. 동네 공용 바리캉으로 머리를 깎다가 바리캉(이발기)이 고장 나는 바람에 깎다만 머리 모양으로 등교해 교실이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그 일이 있고나서 아버지는 일 년에 쌀 한 말씩을 주기로 하고 단골 이발소를 잡았고, 형제들은 그곳에서 언제든지 눈치보지 않고 머리를 깎을 수 있었다.

개똥과 산오이풀, 지네, 돼지쓸개, 개구리 등 온갖 것들을 섞어 달인 걸 ‘불로장생약’이라며 동네에서 가장 나이가 많고 머리가 허옇게 센 할아버지를 상대로 약효를 시험했던 이야기, 아지트를 만든답시고 마을 뒷산을 두더지처럼 쑤셔 놓은 이야기, 반장을 맡고 있던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 선생이 반장을 다른 사람으로 갈아치울까 걱정돼 자리를 뜨지 않다가 바지에 똥을 싼 이야기 등 고릿적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 책갈피에서 마구마구 쏟아진다.

소설 제목은 개똥 등으로 만든 ‘불로장생약’을 먹은 고향 할아버지가 붙여준 작가의 어린 시절 별명이다.



작가는 “워낙 시골이라 제 또래보다 20년은 앞선 선배들이 경험했을 법한 일들을 겪었는데 그게 제 문학적 자산이 됐다”면서 “잃어버린 기억을 찾는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향에서 보낸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은 어머니의 자궁이 연장된 것처럼 저에게는 완벽한 시기였던 것 같다. 그 이후 밖으로 나와서는 외롭고 두려웠다”며 “이번 산문집으로 고향 이야기는 털어버리고 앞으로는 본격적으로 소설에 매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작가는 프로레슬러 김일, 권투선수 유제두 등 고흥 출신 스포츠 영웅들과 더불어 건너온 우리 현대사를 장편소설로 써 볼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라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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