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코너-김명호] 文民 국방장관 기사의 사진

두 4성장군의 사후 대응은 너무 달랐다. 군에 대한 문민(文民)통제 인식도 근본부터 달라보였다.

스탠리 매크리스털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사령관과 이상의 한국 합참의장. 두 사람은 최근 경질됐다. 한 사람은 말실수로, 다른 한 사람은 천안함 대응 실패에 따른 것이다. 경질 이후 두 사람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매크리스털은 대통령과 안보 관련 고위 참모들에 대한 공개적 비판으로 경질됐다. 백악관과 의회는 그의 행태를 문민통제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간주했고, 군부와 문민정부와의 신뢰를 무너뜨린 행위로 봤다.

매크리스털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직접 백악관 기자회견을 통해 경질을 발표한 직후 아프간 카불의 사령부를 통해 사실상 사령관 이임 성명서를 발표했다. 내용은 “대통령의 아프간전 전략을 강력히 지지한다”는 것이었다. 주둔군 사령관으로서 문민통제를 훼손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말실수에 따른 백악관 전격 소환과 경질에 걸린 시간은 채 3일이 되지 않았다. 평소 오바마의 아프간 정책을 상당히 비판하던 공화당도 아무런 이의가 없었다. 오바마의 신속한 후임자(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인준 요청에 상원도 즉각 청문회를 소집했다. 상원 인사청문회(6월 29일) 인준투표 결과는 찬성 99명, 반대 0명으로 만장일치였다.

백악관과 의회의 신속하고 깔끔한 마무리는 문민통제 훼손에 대한 엄중한 경고이자 처벌이었다. 어찌 보면 단순한 말실수가 억울하기도 하고, 할 말도 많을 법한 매크리스털도 전혀 토를 달지 않았다.

전쟁터에 있는 고위급 장교들이 이런저런 이견으로 워싱턴 정치인들에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다만 그게 적절치 않은 방법으로 공개적으로 표출돼 문제가 된 것이다. 오바마도 경질 기자회견에서 “사령관으로서 준수해야 할 기준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천안함 사건 대응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상의 함참의장이 물러났다. 그는 지난 5일 이임식에서 “문민통제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 군의 사기가 떨어지고 푸른 군복이 잿빛으로 변한다”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자신의 책임을 인정한다고는 했지만 “군사적 전문지식이 없는 집단이 일방적으로 평가한 내용이 보도되고 군을 매도했다”고 감사원 감사 결과를 강하게 비판했다.

비판적인 감사 결과를 문민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례처럼 주장하는 건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더구나 “외부 논리에 군이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거나 “한 명의 후배가 사실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외롭게 ‘투쟁’하는 걸 보고 희망을 느꼈다”고 말한 대목에선 할 말을 잃게 된다.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큰 비리라고 일컬어졌던 ‘율곡비리’는 군이 특수성과 보안을 이유로 외부 감시를 제대로 받지 않아 발생했다. 끼리끼리 통하는 동네에 문민통제가 없었던 탓이다. 비판적인 외부 잣대를 적용하면 군 내부에서 항상 나오는 게 ‘군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하며, 군의 사기에 악영향을 준다’이다. 이제 우리 군도 이런 고리타분한 자세를 벗어날 때가 됐다.

천안함 사건 이후 군 개혁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군의 개혁은 확실한 문민통제 확립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특수성과 사기를 이유로 내세운 군 내부의 ‘자기 것 지키기’ 주장은 효율적인 문민통제로 제어해야 한다.

문민 국방장관 임명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확고하고 상징적인 문민통제 의지의 표현일 뿐만 아니라 군에도 민간의 효율성과 합리성, 투명성이 배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강기(剛氣)있는 문민 국방장관으로 하여금 효율적 예산 집행과 평가, 육군 편중 구조의 개선, 사관학교제도 개편 등 군이 건드리기 싫어하는 문제들을 개혁하게 해야 한다. 최근 갤럽 조사에서 미국인이 가장 신뢰하는 집단은 군이 82%, 의회가 17%로 나타났다. 군의 신뢰도가 훨씬 높지만, 문민통제 훼손에 대한 경질 조치에는 손톱만큼의 반대 여론도 없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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