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각-김용백] 레이디, 레이디 기사의 사진

독일의 새 퍼스트레이디에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지난 2일 취임한 크리스티안 불프(51) 독일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대통령 중 가장 젊다고 한다. 그런데 그의 부인 베티나는 36세로 매우 젊다. 미혼모였지만 활동적이고 독립적인 그녀의 삶에 반한 불프는 2008년 3월 총리실 공보보좌관으로 있던 그녀와 재혼했다.

수려한 외모만큼이나 베티나의 자유분방함과 당당함은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독일 국민은 여성으로서의 매력 이상의 것에 대한 기대감에 설렌다. 그녀의 어깨에 새겨진 큰 문신은 뉴스의 초점이 됐다. 오는 8월 세계적인 록 밴드 U2의 하노버 록 콘서트에 불프 대통령 내외가 갈 것인지가 벌써부터 관심사다. 이들이 티켓을 오래 전 예매했고, 참석을 희망해서다.

퍼스트레이디들의 의상이나 일거수일투족은 서로 비교되고, 자국민들의 자존심 문제가 될 정도로 민감한 반응을 일으키곤 한다. 베티나 여사는 프랑스 카를라 브루니(43) 여사, 미국 미셸 오바마(46) 여사, 영국 서맨사 캐머런(39) 여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숱한 화제를 낳을 거란 전망이다. 브루니의 직업은 모델과 가수, 미셸은 변호사, 서맨사는 고급 문구류 및 패션 아이템 브랜드 디자인 총괄 책임자였다. 이들은 출산을 마다하지 않고, 자신들의 직업에 충실하다. 사생활과 가족을 중시한다는 특징도 있다.

독일 정·관계엔 유명 여성들이 더 있다. 앙겔라 메르켈(56) 총리와 대통령 후보로 거론됐던 우르즐라 폰 데어 라이엔(52) 노동장관이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정·관계에서 ‘최연소’와 ‘최초’ 기록을 세워 가고 있다. 메르켈은 46세 때인 2000년 기독민주당(기민당) 당수에 오른 뒤 2005년 11월 총리가 됐고, 연임하고 있다. 자녀가 7명인 라이엔은 자신의 역할과 직분에 충실하다. 독일 연방정부의 가족부 장관에 이어 2009년 11월부터 요직인 노동장관을 맡고 있다. 업무수행 능력은 메르켈에 앞선다는 평가다. 라이엔은 여성의 사회적 역할과 국가가 이에 대해 어떤 지원을 해야 하는가를 놓고 사회적 논쟁을 이끌고 있다.

독일 여성들의 사회활동은 법률에 의해 철저히 보장받는다. 독일 여성운동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사생활 보장과 가정 내 가부장적 상황을 해소하는 쪽으로 나아갔다. 사회적으로는 여성들이 직업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도록 탁아 제도가 보편화됐다. 부부가 가사와 자녀 양육을 법률로 공동 책임지게 했다. 경제 규모에서 세계 10위를 넘보는 한국의 현주소와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젊고 역동적인 여성성을 유감없이 발산하는 모습으로는 미국의 팝 가수 레이디 가가(Lady Gaga·24)를 꼽지 않을 수 없다. 키 155㎝ 단신임에도 ‘퍼포먼스의 황제’로 평가 받는다. 파격적 의상과 기발한 퍼포먼스로 세계 음악계의 촉수를 마구 흔든다. 그녀가 킬힐을 신고 넘어져도 세상 사람들은 즐겁다. 그녀의 매력에 푹 빠진 것이다.

사회가 여성에 대한 이해 증진과 여성성을 강화해 나가는 건 가부장적 남녀 불평등의 개선과 뗄 수 없는 문제다. 국가가 여성의 활동을 지원하고 보호하는 것도 여성권익 차원에서나 국가경제 차원에서나 중대 사안일 수밖에 없다. 젊은 세대로 갈수록 남녀 간 금기(禁忌) 사항들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남녀 불평등 관계를 해소하는 제도들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하는 이유다.

여성성이 곧바로 선정주의와 저질 상업주의의 수단이 되면서 가치가 훼손되는 것에 대한 끊임없는 경계가 필요함은 물론이다.

민주노동당이 41세의 이정희 의원을 새 대표로 사실상 확정했다는 소식이다. 대선에 세 차례 도전했던 노동운동가 출신 권영길 대표, 농민운동가 출신 강기갑 대표를 뒤로 하는 파격적 발탁이다. 2000년 1월 출발한 민주노동당이 10년 만에 묵은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출발과 도전을 한다니 그 결과가 자못 궁금해진다. 한국사회에 여성성의 확산과 강화에 기폭제 역할을 기대하는 차원에서도 그렇다.

김용백 국제부장 yb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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