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차은영] 걱정되는 하반기 경제 운용 기사의 사진

상반기 국내 경제는 지표상으로 기대 이상의 회복세를 보였다. 비록 일정 부분 기저효과에 의한 것이라 해도 세계경제의 금융위기 완화와 함께 수출 증가를 중심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나타냈다.



하반기에도 경기상승 기조는 유지되겠지만 성장세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G20 정상회의에서 재정건전성에 대한 어젠다가 등장하였고 남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주요국들이 긴축모드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중국을 비롯한 미국, 유럽의 경기둔화 양상으로 더블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수출이 주도한 상반기 경제에 비하면 확실히 경기를 위축시키는 잠재적 요인이 커진 셈이다.

대내 경기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산업생산은 증가하고 설비투자 지표도 양호하지만 향후 경기 전망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는 하락하고 있다. 5월 산업활동동향에 의하면 광공업생산은 반도체와 기계장비의 생산 증가에 힘입어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 경제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1월 하락세로 돌아선 뒤 5개월째 연속 감소세이고, 서비스업 생산증가율은 지난 2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경기 정점을 찍고 하강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책기조 일관성 유지를

대내외적으로 혼란스러운 시점에서 하반기 경제를 제대로 운용하자면 몇 가지 원칙을 새로이 할 필요가 있다. 첫째, 일관된 정책기조 유지이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운용방향’은 거시정책기조를 점진적으로 정상화한다는 것으로 재정의 방만운용을 자제하겠다는 것이다. 며칠 전 단행된 한국은행의 금리인상과 중소기업에 대한 총액한도대출을 줄이는 정책은 점진적인 출구전략에 대한 정부의 의지와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각 부처가 제출한 내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요구안을 보면 헷갈린다. 정부는 아마도 지난 지방선거의 패인이 미흡한 친서민정책이라고 느끼는 모양이지만 잘못 짚은 듯하다. 선거 이전에도 소위 서민친화적 정책관련 지출이 결코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랫목의 온기가 윗목까지 전달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일방적으로 퍼붓는 재정지출로 해결될 일도 아니다.

경제적 약자 배려노력은 중요하지만 정부의 긴축적 재정기조와 상충되는 면이 있다. 지난 선거를 통해 국민 지지를 얻었다고 생각하는 야당은 복지예산을 밀어붙이기식으로 늘리려 하고 지역기반을 무시할 수 없는 정치인들이 동조할 경우 과연 출구전략이 제대로 시행될지 의문이다.

둘째,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의욕적으로 지난 정부와 차별화를 내세운 것은 공공부문과 노동시장의 개혁, 시장경제체제 강화를 통한 산업의 선진화였지만 개혁의지는 실종된 것처럼 보인다. 서민층의 체감경기 개선은 일자리 창출을 통해서 이루어지는데 서비스 부문이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노동시장 개혁은 답보상태를 거듭하면서 하반기가 대규모 파업으로 점철될 가능성마저 보인다. 서비스산업 선진화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투자개방형 영리의료법인 도입문제는 이제 거론이 잘되지 않을 정도로 관심에서 벗어났다. 어렵다고 해서 무조건 손에 몇 푼 쥐어줌으로써 상황을 모면하기보다는 위기가 기회라는 초심으로 돌아가서 공기업의 구조조정과 중소기업의 역량 강화, 방만한 대기업의 군살빼기에 집중해야 한다.

추가 금리인상도 고려해야

셋째, 출구전략이 시작되었지만 과잉유동성으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이 어느 때보다 커질 것이다. 유가 등 원자재가격 상승과 하반기에 예정된 공공요금 상승으로 한국은행의 인플레 목표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 물가상승이 가시화되면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위안화가 절상되기라도 한다면 국내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연내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신중하게 고려해 볼 시점이다.



차은영(이화여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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