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이라크 주둔 미군이 팔루자 대공세 당시 사용한 백린탄 등 폭탄의 후유증으로 이 지역의 유아 사망률과 암, 백혈병 발병률이 1945년 일본 히로시마 및 나가사키 원폭 당시 생존자들보다 더 높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공개됐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24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영국 울스터대학 객원교수인 크리스 버스비 박사 등 팔루자 지역 의료진 11명은 올해 1,2월 이 지역 711가구 4천800명의 주민들을 방문 조사한 결과 전체 암 발병률이 4배 증가했으며, 14세 이하의 소아암 발병률도 무려 12배 늘어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라크 팔루자 지역의 암 발병률과 유아사망률, 남녀 출생비 연구(2005∼2009)'에서 또 이 지역의 유아사망률이 요르단의 4배, 쿠웨이트의 8배로 인접 국가들에 비해 크게 높은 사실도 밝혀냈다.

이는 2005년 이후 2개의 머리를 가진 여아에서 하지가 마비된 아이까지 다양한 유형의 심각한 장애를 가진 신생아들이 발견되고, 암 발병률도 미군과 이라크 반군의 전투 발생 이전보다 크게 높아졌다는 현지 병원측 관계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연구진은 이번 방문 조사에서 팔루자 지역의 유아사망률이 1천명당 80명으로 이집트 19건과 요르단 17건, 쿠웨이트 9.7건 등 인접국가들에 비해 크게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백혈병의 경우 무려 38배나 증가했고, 여성 유방암도 10배나 늘어났으며, 림프종과 뇌종양 발생건수 역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연구진은 이와 관련, 암의 유형도 1945년 히로시마 원폭 투하 당시 전리 방사선과 낙진 등에 노출됐던 일본인 생존자들과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히로시마 생존자들의 경우 백혈병이 17배 증가한 반면 팔루자 지역 생존자들의 특징은 백혈병 발병률이 훨씬 높고 빠르게 나타난 점이라고 연구진은 전했다.

특히 남녀 신생아의 성비가 바뀌는 충격적인 사실도 드러났다.

정상적인 경우 남녀 신생아 비율은 1천50 대 1천명이지만 2005년 이후 태어난 신생아 비율은 남자 신생아가 18% 감소하면서 850 대 1천명의 비율이 됐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통상 신생아 성비는 유전적 손상의 지표로, 여자아이보다는 남자 아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성비의 변화는 히로시마 원폭 투하 이후에도 발견된 바 있다.

앞서 미 해병대는 2004년 4월 미군 민간인 보안업체 블랙워터 직원 4명이 바그다드 서쪽 48㎞의 팔루자에서 살해돼 불태워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이 지역을 8개월간 포위하고 포격을 가했으며, 같은해 11월 반군 진지에 포격과 공습을 가하며 팔루자를 침공했다.

미 해병대는 이 과정에서 백린탄과 기타 탄약을 사용했음을 나중에 시인했으며, 특히 본격적인 침공에 앞서 이뤄진 사전 포격에서는 팔루자의 일부 지역에 하룻밤 사이 155mm포 40발을 집중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팔루자 지역의 경우 다른 이라크 지역과 달리 2004년 이후 줄곧 봉쇄된 데다 다른 지역과도 격리돼 있어 민간인 피해가 매우 컸던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