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규홍의 식물 이야기] 진정한 소나무 사랑법 기사의 사진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는 소나무다. 최근 산림청 조사에 따르면 소나무를 가장 좋아하는 국민은 전체의 67.7%였다. 소나무 다음으로 꼽힌 은행나무가 5.6%인 걸 보면 소나무에 대한 우리의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소나무 가지를 꺾어 태어남을 알리고, 소나무로 만든 집에서 살면서, 소나무 장작을 태워 지은 밥을 먹고 살다가, 소나무로 만든 관에 들어가 죽는다’고 했다. 소나무 없이 우리의 삶을 표현하는 게 불가능할 지경이다. 자연스레 우리 옛 그림과 시문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나무도 소나무다. 그런 까닭에 우리 문화를 아예 ‘소나무 문화’라고까지 한다.

그러나 소나무에 대한 이 즈음 우리의 사랑에는 아쉬움이 적지 않다. 최근 소나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건 아무래도 숭례문과 광화문을 복원하기 위해 목재를 구하려는 이유에서였다. 심고 가꾸며 곁에서 잘 지키려는 관심에 앞선다는 생각이다. 소나무재선충병으로 우리 숲의 소나무가 모두 사라질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했을 때만 해도 일반의 관심은 그만큼 크지 않았다. 베어내기 위한 관심이 심고 키우려는 관심을 압도한 게 사실이다.

소나무는 오래 전부터 궁궐 건축에 으뜸으로 꼽히는 재료였다. 조선시대에는 소나무 숲의 경계에 특별히 ‘황장금표’라는 표석을 세워 벌목은 물론이고 출입까지 통제했다. 소나무 가운데에도 줄기가 굽어들지 않고 곧게 자라서 목재로의 쓰임새가 뛰어난 금강소나무의 관리는 보다 엄격했다. 금강소나무는 금강산 줄기를 따라 경북 봉화 울진 영덕 등에서 자라는 소나무로 금강송 혹은 춘양목이라고도 부른다.

최근 산림청은 금강소나무가 가장 잘 보존된 것으로 알려진 울진 소광리의 금강소나무 숲을 ‘보부상길’이라는 이름으로 일반에 개방했다. 지리산 둘레길에 이어 산림청이 추진하는 두 번째 숲길이다.

그동안 입구까지만 들어가 금강소나무의 위용을 멀리서 바라보고 돌아와야 했던 아쉬움이 남는 숲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출입을 통제하며 보호하는 데에서 한 걸음 나아가 금강소나무의 아름다움을 가까이에서 깨닫게 하려는 의도가 담긴 개방이다. 하늘을 빗질하듯 높이 솟은 금강소나무 사이를 걸으며, 우리가 소나무를 왜 이리 사랑했는지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말로만이 아니라 소나무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천리포수목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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