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이만우] 우리금융 매각이 문제다 기사의 사진

우리금융 매각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KB금융의 인수경쟁 참여가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했다. 우리금융은 공적자금 투입 후 민영화 시한을 계속 연장해 왔는데,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7월 30일 최종 결정을 예고했다. 미국 모기지 채권의 대규모 투자손실과 함께 경남은행 금융사고와 우리은행 부동산 대출비리도 연이어 터져 나왔고, 영업실적이 적자로 돌아서 낡은 ‘독자생존’ 레코드판을 다시 돌릴 수는 없게 됐다.

외환위기 이후 은행권의 지각변동은 개벽 수준이다. 제일투자금융이 모태인 신한금융은 신한·조흥·제주·동화은행 LG카드를 결집시켰고, 하나금융은 한국투자금융을 모태로 하나·서울·보람·충청은행을 통합했다. KB금융은 기업대출 비중이 적었던 덕분에 건전은행으로 생존했던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에 장기신용·대동·동남은행이 흡수됐다. 우리금융은 공적자금 투입은행의 집결체로 한일·상업·평화·경남·광주은행 하나로종금 LG투자증권이 통합됐다.

또 한 번의 은행권 지각변동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신한금융이 23조원, KB금융이 20조원, 하나금융이 7조원이며 매각대상인 우리금융은 12조원이다. 신한금융은 우리금융 인수전에 불참을 선언했고 KB금융과 하나금융이 잠재적 인수주체로 거론돼 왔다. 민영화 논쟁은 어윤대 KB금융 회장이 선임 직후 인수의지를 밝히면서 복잡하게 얽혔다. 회장 선임과정에서 청와대의 영향이 개입됐다는 주장과 부인이 반복되는 와중에 어 회장도 우리금융 인수의사를 번복했다.

KB금융은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해 회장을 선임했고, 면접대상 선정도 사외이사의 결의로 이루어졌다. 주주이익에 충실해야 할 이사들이 권력의 암시에 따라 부적절한 인물을 경영책임자로 선임했다면 주주에 대한 배임행위이며 손해배상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차점 후보도 대통령 측근과 인척관계에 있음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소모적 논쟁은 KB금융 주주이익을 위해서도 종결돼야 한다.

우리금융의 경우 발행주식 57%에 해당되는 정부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해야 하는데 인수 측의 자금력을 고려해 경남은행, 광주은행 및 우리투자증권의 분할매각이 검토되고 있다. 하나금융이나 KB금융이 인수할 경우 합병절차에 따라 인수은행의 주식을 합병대가로 정부에 넘겨주고 시한을 정해서 현금으로 되사서 외부에 매각하거나 이익으로 소각하는 서울은행 및 조흥은행 매각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혜 시비 차단이 관건

합병방식 매각은 주식가격 평가와 현금화 조건에 따라 인수은행 주주와 국고 사이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된다. KB금융 인수의 경우는 기업금융부문의 강점이 보완되고 최대은행 지위도 유지되는 장점과 중복인원 구조조정에 따른 내부반발 등의 제약이 공존한다. 인수를 포기했다가 3위의 은행으로 고착될 경우 엄청난 비난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하나금융의 경우 인수의 성패에 따라 선두경쟁에 나설지 크게 차이가 벌어지는 3위로 떨어질지가 결정된다.

문제는 KB금융 어 회장의 인수여부 결정이 주주에 대한 배임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어 회장은 하나은행이 서울은행을 인수할 때 매각소위원장을 맡았었고 하나금융 사외이사를 역임했기 때문에 인수포기를 주도하기에는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KB금융의 포기로 하나금융이 단독 인수후보로 등장한다면 대통령과 사적 관계와 연결된 특혜시비가 유발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우리금융 민영화는 반드시 마무리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다. 금융위원장이 주도권을 가지고 경륜과 전문성을 갖춘 공정한 인사로 강력한 자문단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공자위 및 우리금융 임원 구성으로는 특혜시비 차단이 어렵다. 우리금융 매각이 불필요하게 확산된 금융계 인사논란을 폭발시킬 뇌관이 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이만우(고려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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