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발견] 햇살 속에 포도는 익어가고 기사의 사진

포도만큼 용처가 다양한 과일이 있으랴. 품종에 따라 코냑이나 와인, 샴페인을 만든다. 으깨면 잼이 되고, 말리면 건포도다. 포도만큼 인간의 역사와 친밀한 과일이 없다. 구약시대부터 사람과 희로애락을 같이 했다. 이 가운데 가장 맛있는 포도는 ‘신의 물방울’이고, 무서운 것은 ‘분노의 포도’다.

우리나라에서 본격 재배된 것은 1910년 프랑스 신부가 경기도 안성에 심은 것이 효시다. 그러나 5만원권 지폐에 등장하는 신사임당의 ‘묵포도도(墨葡萄圖)’나, 국보 107호 ‘백자철화포도문호(白磁鐵畵葡萄文壺)’에 포도 넝쿨과 송이가 등장하는 것을 보면 상류층의 기호식품으로 사랑받았던 모양이다.

포도는 신앙의 상징이기도 하다. 요한복음 기록이 그렇다. “나는 참 포도나무요…너희가 내 안에 머물면 탐스런 열매가 맺으리로다.” 땅 속 깊이 뿌리박은 채 하늘로 힘차게 뻗는 7월의 포도송이에 그분의 은혜가 풍성하게 스며들고 있다.

손수호 논설위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