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포럼-이경숙] 우리의 기적은 진행형 기사의 사진

“세계사에 유례없는 발전… 뿌듯한 자긍심으로 새로운 미래의 동력으로 삼자”

연일 열대야가 계속되고, 일부 지역에서는 낮 최고기온이 섭씨 38도까지 올라가는 등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여름철 무더위 속에서도 우리를 시원하게 만들어준 낭보가 먼 유럽에서 전해졌다. 다름 아닌 20세 이하 여자축구대표팀이 보내온 승전보다.

우리나라 여자축구의 시작은 미약했다. 남자축구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열악한 환경 속에서 시작한 우리나라 여자축구는 1990년대 초에는 일본에 1대 13으로 무참히 무너진 적도 있다. 그러나 남자축구와 달리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던 그녀들이 큰 기적을 만들어냈다. 독일에서 열린 FIFA U-20 여자 월드컵에서 3위를 기록하며 세계 여자축구의 중심에 우뚝 선 것이다.

또 이번 주에 여자축구 소식만큼이나 우리를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뉴스를 한 가지 더 접할 수 있었다. 경제위기 여파로 지난해 전 세계 교역이 크게 위축됐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영국과 캐나다, 러시아 등을 제치고 세계 9위 수출국에 올라 처음으로 ‘세계 톱 10’에 진입했다는 소식이었다.

스포츠 분야와 경제 분야의 두 뉴스는 언뜻 보면 전혀 연관성이 없는 듯처럼 느껴질지 모르지만, 척박한 환경 가운데, 그것도 짧은 시간에 기적을 만들어낸 우리 여자축구와 세계 최빈국에서 반세기 만에 세계 톱 10에 진입한 우리나라 경제의 발전은 상통하는 면이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반세기 동안 여러 나라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로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 온 게 사실이다. 1975년 제22회 세계 기능올림픽 대회 이후, 단 한 번의 준우승을 제외하곤 내리 13번이나 종합우승을 차지해온 ‘기능인 왕국’이며, 올림픽 9위와 월드컵 4강에 빛나는 스포츠 강국으로도 성장했다. 한류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한글’을 보유한 문화강국이기도 하다.

한국전쟁으로 온 국토가 황폐화된 상황에서, 게다가 풍부한 식량자원이나 부존자원도 없는 상황에서 불과 50여년 만에 세계 10대 무역대국 반열에 오르는 성장을 이룬 국가는 그 유례를 찾을 수 없다.

그뿐인가. 우리를 절망에 빠뜨렸던 IMF 경제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부와 기업, 국민 모두가 함께 노력해 세계 어느 국가보다 빠른 속도로 극복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아니 극복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주요 선진국이 가입돼 있는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의 회원국으로 가입,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원조를 받은 많은 독립국 중 최초로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가 되었다.

이제 외환보유액은 세계 4위,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주요 산업인 조선, 철강, 반도체 부문에서 1위, 자동차 생산량 5위를 기록하며 여러 부문에서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대한민국 건국 반세기 만에 일궈낸 자랑스러운 우리의 성적표다.

그리고 이제 우리가 만들어 온, 또 만들어 갈 기적에 방점을 찍게 될 ‘G20 정상회의 개최’가 불과 100여일 앞으로 다가와 있다. G20 정상회의는 세계 경제의 핵심 논의기구로, 신흥경제국 중에서는 우리나라가 최초로 개최하게 된 행사다.

올림픽과 월드컵 개최에 이어 이번 G20 정상회의 개최는 국가 브랜드 제고에 엄청난 기여를 할 것이며, 세계경제 중심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 모두 멋진 시민의식을 전 세계에 보여주기 위해 한마음으로 응원해서 이번 기회를 새로운 도약의 원동력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처럼 눈이 부실 정도로 위대하게 이뤄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기적은 아직도 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찌는듯한 무더위로 자칫 지치기 쉬운 계절이지만 우리가 함께 만들어온 뿌듯한 역사, 그리고 여전히 진행 중인 우리의 기적을 각자의 머릿속에 광활하게 그려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하면 분명 생명과 치유, 그리고 소망의 빛이 넘치는 탁 트인 가슴으로 이 여름을 시원하게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이경숙(한국장학재단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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