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유현종 (3) 7세 때 내 발로 교회 찾아 예수영접 자청

[역경의 열매] 유현종 (3) 7세 때 내 발로 교회 찾아 예수영접 자청 기사의 사진

불행하게도 자기 관리를 못하고 비운에 가버린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가장 좋아했던 과일은 한국의 배라 했다. 그는 두 번인가 한국을 다녀갔는데 한국 배를 먹어보고 그 달콤하고 시원하고 사근사근하고 개운한 맛에 반하여 미국에 돌아가서도 공수해 먹을 정도였다고 한다.

도대체 그 배 맛이 어떤데 그렇게 못 잊어 하느냐고 주변에서 묻자 그는 도대체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오묘한 맛이어서 먹어봐야만 안다고 했다고 한다. 먹어봐야지 아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 신비한 맛은 우리 배이기도 하지만 예수님의 맛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내가 그 배 맛 같은 예수님을 처음 만난 것은 학교 들어가기 전 7세 때가 아닌가 싶다. 우리 집안은 내세울 만한 유학자나 이른바 당상관 이상 벼슬한 선조도 없이 그저 농사나 지어 겨우 살아온 ‘농투성이’ 집안이었다.

그러다보니 친가 외가 모두 뒤져봐도 예수 믿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 그런데 일곱 살 된 내가 처음으로 예수님을 영접하게 되었으니 지금 생각해도 불가사의하기만 하다. 한국 천주교를 바티칸에서 알아주는 것은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신자가 스스로 중국 베이징 남성당까지 찾아가 신자가 되게 해 달라고 해서다.

베이징에서 들여온 한문성경을 돌려 읽고 은혜를 받은 선비들이 예배방식을 몰라 그걸 물어보려 찾아갔던 것이다. 자기 발로 걸어가 믿겠다고 자청했으니 놀랄 만했을 것이다. 거기에 비교하려고 내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감히 어디 비교하겠는가마는 나도 내 발로 걸어가 예수님을 믿겠다고 했으니까 목사님이나 주일학교 선생님이 놀란 것도 무리는 아니다.

새로 이사 간 동네 뒷산 밑에는 아주 조그만 예배당이 있었다. 주일날뿐 아니라 새벽이면 어김없이 맑은 종소리가 울리곤 했는데 나에게는 그 종소리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소리로 들렸다.

예배당 지붕은 낡아서 빨간 ‘뼁키’가 다 벗겨 우중충했는데 종탑의 종이 울리면 낡은 지붕도 함께 떨곤 했다. 종탑과 지붕을 연결해 놓았기 때문이다. 종은 치는 사람에 따라 종소리가 달라지는 법이다.

기쁜 사람이 치면 기쁜 소리가 나고 슬픈 사람이 치면 슬픈 소리가 나는 것이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 예배당 종은 목사님이 치고 있었다. 항상 거룩한 마음으로, 깨끗한 마음으로, 성령충만한 마음으로 종을 쳐서였을까.

이사 온 날부터 나는 그 종소리에 완전히 반해버렸다. 그래서 소리 나는 곳으로 가보고 싶었지만 누가 오라는 사람도 없었고 가자는 사람도 없으니 엄두가 나지 않아 가지 못했다. 혼자 찾아 갔다가 왜 왔느냐고 혼이 날까봐 참았다.

그러던 어느 날 외할머니가 다니러 오셨다. 그날은 새벽과 아침부터 종소리가 울린 걸로 보아 주일날이었던 것 같다. 나는 외할머니 손을 잡고 함께 가볼 데가 있다며 잡아끌었다. 외할머니하고 가면 혼나지는 않을 듯해서였다.

그날 나는 물 만난 고기였다. 아침부터 예배당에 가서 저녁때가 다 되어서야 돌아왔으니 말이다. 그것도 지루해서 견딜 수 없다며 자꾸 집에 가자시는 할머니를 예배당 마룻바닥(당시 의자가 없었음)에 앉게 하고 나 혼자 뭐가 뭔지도 모르면서 즐거워하고 좋아했다.

내가 그날 주일학교에서 처음 배운 노래는 “하나님은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였는데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던 나는 당장 외워 따라 불렀다. 그렇게 되어 나는 우리 집안에서 최초로, 그것도 내 발로 찾아간 성도가 되었으며 우리 외할머니까지 전도하고 처음으로 집안에 복음의 씨앗을 심은 셈이었다.

정리=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