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유현종 (7) 중학 3학년때 권투대회에 출전 ‘인기’

[역경의 열매] 유현종 (7) 중학 3학년때 권투대회에 출전 ‘인기’ 기사의 사진

“그런 즉 씨 뿌리는 비유를 들으라 아무나 천국 말씀을 듣고 깨닫지 못할 때는 악한 자가 와서 그 마음에 뿌리운 것을 빼앗나니 이는 곧 길가에 뿌리운 자요 돌밭에 뿌리웠다는 것은 말씀을 듣고 즉시 기쁨으로 받되 그 속에 뿌리가 없어 잠시 견디다가 말씀을 인하여 환난이나 핍박이 일어나는 때에는 곧 넘어지는 자요”(마 13:18∼21)



마태복음 13장에는 4가지 밭의 비유 말씀이 나온다. 길가 밭과 돌밭과 가시떨기 나무 밭과 좋은 밭이다. 길가 밭에 말씀의 씨앗이 뿌려지면 악령의 새들이 다 주워 먹어 버리고 돌밭에 뿌려지면 기쁨으로 받기는 하되 뿌리를 내릴 수 없어 환난이나 핍박이 오면 견디지 못하고 넘어지는 자라 하였다.

나는 처음부터 돌밭이었다. 하지만 주인을 잘 만났더라면 나무뿌리나 등걸도 뽑아내고 수많은 돌들을 주어내어 옥토로 가꿔 말씀의 씨앗을 받을 수 있었을 텐데 개간을 못한 것이 잘못이었다.

밭의 개간은 내 스스로 하겠다고 나서야겠지만 이는 주변에서 도와주고 목회자가 도와주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그중에서도 중요한 것이 주변의 도움이다. 일곱 살 때부터 나는 나 혼자 교회를 다녔다. 예수 믿는 부모형제가 내 손을 잡아주고 있었다면 환난과 핍박에 맥없이 쓰러지진 않았을 것이다.

바로잡아주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들이 옆에 있기만 했어도 난 예수님 손을 놓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친구들을 갖기엔 너무 어린나이였기에 나중에도 아쉬웠다. 지금도 젊은 부모들이 두서너 살 된 아이와 함께 열심히 교회 나오는 걸 보면 부럽다.

교회 안에서 아이들이 자란다는 건 바로 주변에서 부목(負木)이 되어 좋은 밭이 되도록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원망하면 뭐하나. 자업자득인 것을. 다방 ‘쿡’하는 친구의 꾐으로 나는 집을 나왔다.

다방에는 주인이 있고 주방에 쿡 하나, 홀에 아가씨 하나. 그렇게 두 명 정도가 있지만 다방이 크면 마담이 하나 있고 아가씨가 한두 명 있는 게 보통이었다. 주방 쪽방에 못 보던 얼굴이 하나 있자 주인은 누군데 여기에 마음대로 있느냐고 친구에게 물었다.

“극장 중형님이 보냈어요. 다방 주변 정리를 맡긴다면서요.”

“주변 정리? 아직 솜털이 보송한 ‘고내미(고교생)’ 같은데 그걸 맡긴다고?”

얘기 내용은 다방 주변 치안에 필요한 친구라며 극장에서 중형이 보냈다는 것이었다. 물론 거짓말이었다. 거기에 친구는 한술 더 떠서 날 권투선수라고 소개했다.

“3시(市·전주 이리 군산) 대항 학생 권투선수권도 나갔었구요. 유명한 선숩니다.”

그 말에 다방 주인은 날더러 잘 부탁한다면서 나갔다. 권투선수란 말에는 조금 어폐가 있기는 했지만 아주 거짓말은 아니었다.

중학 2학년 때였다. 서울에서 후배를 가르치던 권투사범이 내려와 권투구락부를 차리게 되었다. 친한 친구 큰형이었다. 훗날 한국 권투 발전에 큰 공을 세운 원로권투인이 되었는데 그는 자기 집 창고에 구락부를 만들고 부원을 모집했다.

당시엔 ‘당수도’ ‘공수도’라 하여 나중에 이름을 바꾼 태권도가 인기를 끌게 되어서 그랬던지 권투를 배우겠다고 찾아오는 부원이 없었다. 결국 부원은 내 친구와 나, 두 사람이었다. 그마저 난 회비를 안 받는다는 조건으로 배우게 되었다.

1년쯤 뒤에는 3시 대항 학생 권투대회에 데뷔하여 관객들의 인기를 받았다. 정식 시합을 뛰는 선수가 아니라 어린 선수라 오픈게임을 뛰는 선수로 링에 올랐다.

정리=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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