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로 위기감 고조… 조선족 학생들과 2박 3일

인구 감소로 위기감 고조… 조선족 학생들과 2박 3일 기사의 사진

백두산 등정의 중국 쪽 관문인 이도백하. 지난 19일 밤 집중호우로 끊긴 길을 8시간 돌고 돌아온 중국 창바이(長白)현 조선족중학교 남녀 대표와 간도지역 역사탐방을 온 한국 학생 6명이 만났다. 간단한 인사도 쑥스러워하던 학생들은 버스를 타고 근처 민박집으로 향하며 서로에게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장래 희망을 의사라고 밝힌 조선족중학교 1학년 서군 학생은 “한국 친구들이 활발해서 좋다, TV를 통해 본 모습 그대로다”라며 웃었다. 먼저 다가가 악수를 청한 박신영(광명 광문중2)양은 “남쪽 영화 제목이 쓰인 티셔츠를 입은 모습이 인상적”이라며 “우리와 다르지 않으며 친구 같아 금방 친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날 아침 하룻밤 사이 친근해진 학생들은 서로 손을 잡고 백두산에 올랐다. 출발 당시 맑았던 하늘은 정상을 향할수록 비바람으로 바뀌었다. 눈앞의 천지를 볼 수 없는 아쉬움에 한숨을 토해냈지만 표정만은 밝았다. 백두산의 또 하나 명물인 장백폭포 앞에 선 학생들은 웅장한 모습에 감탄하며 함박웃음을 보였다. 가수가 꿈이라는 조선족중학교 진연화양은 한국 친구들에게 “다음에 꼭 다시 만나 다같이 맑은 천지를 보러 가자”며 “그날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족 친구들과 헤어지며 포옹으로 인사를 나눈 오하경(동대부속여중1)양은 “2박3일간 짧은 만남이 아쉽다”며 “한국에 돌아가서 이메일로 서로 안부를 주고받겠다”고 했다.

이번 만남은 대북 지원 NGO ‘새누리좋은사람들’이 잊혀져 가는 우리 역사와 중국동포를 찾는 ‘조선족 청소년과 함께하는 고구려 역사탐방’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대부분 중학생들로 꾸려진 탐방단은 점점 줄어드는 중국 옌볜(延邊)지역 조선족 청소년들의 현실을 체감하고 조선족 교회를 둘러봤다.

옌볜조선족자치주는 옛 고구려 발해 땅으로 19세기 후반부터 생존을 위해 두만강 압록강을 건너온 조선인들과 일제 강점기 독립투사 및 강제이주민들이 삶의 터전으로 삼으며 형성됐다. 현재 옌볜조선족자치주 271만명 인구 중 조선족은 80만명으로 30%에 불과하다. 1957년까지만 해도 65%에 달했지만 많은 수가 한국과 중국 남부 등으로 떠났다.

실례로 1996년 한국교회의 지원을 받아 화재로 소실된 교사를 재건한 투먼(圖門)조선족소학교는 조선족 인구 감소로 현재 한족이 다니는 투먼제1소학교로 바뀌었다. 자치주 동포들은 인구가 줄어들어 민족 정체성 퇴색과 자치주 기반까지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현재 중국 내 조선족 인구는 190만명이고 210여 중학교와 1500여 소학교가 있다. 투먼교회 박성진 전도사는 “성도가 점점 줄고 있는 조선족 교회들이 한족을 대상으로 전도활동을 하며 예배를 드리고 있다”며 “교회마저 디아스포라에 대한 관심을 끊는다면 중국에서 한민족의 정체성은 찾아보기 힘들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탐방대를 이끈 박현석 새누리좋은사람들 사무총장은 “잊어서는 안 될 우리 역사와 사람들이 잊혀져 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한국 정부가 나서기 어렵다면 교회가 나서 디아스포라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함께 고유 문화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옌지(중국)=글·사진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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