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최공필] G20 정상회의 관전포인트 기사의 사진

세계적으로 우리의 위상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G20 정상회의가 눈앞에 다가왔다. 외교적인 측면은 물론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이번에 서울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는 이후 우리의 대외적 위상을 크게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연초부터 우리나라가 주도해온 글로벌 금융안전망에 대한 합의가 도출되면 세계화된 환경에서 신흥국들은 물론 글로벌 금융 안정을 기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이밖에 보호무역주의 배격이라든가 금융개혁 관련 글로벌 기준에 대한 합의, 비G20 국가들의 제반 문제에 대해 균형 잡힌 접근을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의장국으로서 우리나라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가 어떻게 의제를 정하고 논의를 조율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은 글로벌 가이드라인 제정과 연관된 우리나라의 포지셔닝이다. 일견 글로벌 가이드라인은 공히 글로벌 환경에 참여하는 모든 국가들이 똑같이 준수해야 할 행동규칙이지만 어쩌면 스스로를 속박하는 울며 겨자 먹기 식의 구속(Golden Straightjacket)이 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의장국으로서 선진국과 개도국 입장을 조율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자칫 무리한 합의 도출은 명목상 업적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비판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구체적 예를 들면 은행 관련 규제합의 도출은 상당한 유예기간에도 불구하고 세계화된 환경의 금융 안정을 위해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수 있다.

뿐만아니라 지금은 세계 경제가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데 있어 쌍방 간 소통이 절실해진 상황이다. 이 같은 국면에서 의장국인 우리나라는 노정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신흥 개도국 입장을 개진해야 하는 어려움을 안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나라는 선진경제의 문턱에서 개도국 입장을 가장 충실히 반영시킬 수 있는 가장 유리한 입장에 있다. 후발주자에서 출발해 선진경제의 반열에 속할 때까지 우리가 그동안 거듭 경험해온 상황을 요약하면 두 가지다. 첫째, 자본 유출입의 급반전과 외화 유동성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과도할 정도의 노력과 비용을 지불했다는 점과 둘째, 이러한 지출이 신흥시장국의 입장은 물론 선진경제를 위해서도 결코 정당화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환경에서 어떤 나라도 경험하기 쉬운 환율 불안과 자산가격 변동성 확대는 성장과 고용 기반을 애써 구축하려는 개도국의 노력을 거듭해 무산시키고 있다. 그 원인은 대외 교역과 투자에 있어 달러화 의존도가 여전한 가운데 달러화 위주의 기축통화 공급 체제가 그대로 유지되는 데 있다. 적어도 개혁 차원의 노력이 어렵다면 국제 교역과 자본시장 접근을 위한 기축통화의 안정적 공급이 세계중앙은행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이러한 역할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2008년 말에 외환위기에 준하는 어려움을 다시금 경험했다고 할 수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 간 스와프 라인으로 극복된 시장 불안은 이제 스와프 라인 확대보다는 기관 확충(institution building)을 통한 보다 근원적인 대책으로 이어져야 한다.

문제는 세계 각국이 각자 처한 위치에 따라 이러한 이슈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논의를 거듭해도 통일된 목소리를 이끌어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러나 엄밀하게 글로벌 체제를 유지하는데 있어 최종 대부자와 상시 감독기능 없이 금융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기축통화 자산의 누적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의 신뢰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수적으로 간주되는 이상 글로벌 불균형 확대를 방지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세계경제의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해서라도 자국 차원의 이해관계를 극복하는 모습이 관철돼야 하며 이를 위한 공감대 형성은 의장국으로서 우리의 역할과 직결된다.

최공필(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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