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3800m 볼리비아에서 사역하는 이건화·김성재 부부 선교사

해발 3800m 볼리비아에서 사역하는 이건화·김성재 부부 선교사 기사의 사진

남미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스는 해발 3800m에 위치한 고산지대다. 산소가 희박해지면 발생하는 고산병 때문에 외국인들이 살기는 열악한 곳이다. 만약 살아야 한다면 고산병을 각오해야 한다. 몸이 붓기 일쑤고 두드러기가 일어 피부가 흉측하게 변한다. 머리가 아파 잠도 오지 않는다. 또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길로 알려진 안데스산맥 3300m 고지, 길이 60㎞의 ‘융가스’ 도로를 지나다녀야 한다. 이런 오지에서 16년을 살며 어린이와 현지인 목회자들을 섬겨온 선교사가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세계선교회(GMS) 소속 이건화(48) 김성재(55·여) 부부다.

“여태껏 선교는 말씀을 가르치는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선교는 현지인들을 있는 그대로 품는 것, 가슴에 안아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을 내 가슴에 안아줄 때 변화가 일어났어요. 선교는 거기서 출발합니다. 프로그램이나 성경공부가 아니었어요.”

이 선교사 부부가 던진 ‘선교’는 방법론이 아니었다. 그냥 안아주는 것이라 했다. 무슨 말인가. 이 선교사는 2년 전 한 단기선교팀과 진행했던 ‘목욕 사역’ 얘기부터 꺼냈다.

고산지대 아이들은 1년에 한 번밖에 목욕을 할 수 없는데 가난 때문이었다. 산소 부족으로 나무도 없었고 가스를 쓰자니 너무 비쌌다. 연중행사가 된 목욕은 페트병에 물을 채워 지붕에 올려놓아 한낮의 태양열로 데워 하는 것이 전부였다. 목욕 사역은 이들을 위해 물을 끓여 목욕탕과 흡사한 시설을 설치하고 제대로 된 목욕을 시켜주는 일이었다.

이 선교사 부부는 아이들을 씻기고 함께 목욕도 하면서 전에 없던 유대감을 느꼈다. 비로소 이들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경험한 것이다. 선교는 말씀을 가르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현지인과 사는 게 먼저였다. 그들의 일부가 돼야 했다.

“현지인들은 외국인 선교사를 ‘TV 선교사’로 불렀습니다. 자신들을 찾지도 않고 전도지나 책자 등을 보내는 사람들로만 여겼던 것이죠. 그런데 우리가 4년 가까이 지역에 사는 것을 보자 ‘당신이 있는 것만으로도 축복’이라고 말했어요.”

이 선교사 부부는 볼리비아 주민의 3대 종족 중 하나인 아이마라 원주민과 산다. 1100만명 볼리비아 인구 중 10% 규모의 아이마라족은 대부분 3800m 이상의 고산지역에 분포돼 있다. 감자농사를 많이 지으며 흙벽돌을 찍어 파는 사람이 많다.

이 선교사 부부가 이곳에 살기로 작정한 것은 주민들의 마음을 읽으면서다. 외국인 선교사들이 많이 다녀갔지만 정작 자기 마을에는 오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외면할 수 없었다. 마침 주민들이 스페인어를 몰라 글을 가르쳐주며 선교사역을 시작했다.

이후 현지인 목회자를 위한 잡지 ‘우니도스’(연합이란 뜻의 스페인어)를 발간해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방송국을 운영해 반경 25㎞ 지역에 하루 20시간씩 복음 실은 전파를 송출한다. 우니도스를 통해 적잖은 청년들이 복음을 접하고 목회자로 변신하기도 했다.

한 달에 한 번씩 현지인 의사들과 동행하는 의료 사역도 펼친다. 이 선교사는 “현지인 크리스천 의사들과 파트너십을 이루는 것도 현지인 선교를 위해서는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선교사는 교육 사역에 관심이 많아 국제양육기구인 컴패션과도 협력한다. 350여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돌보며 복음을 전하고 있다.

볼리비아는 인구 95% 이상이 가톨릭 신자. 2년 전 현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국교제를 폐지했지만 여전히 개신교에 대해 적대적이다. 하지만 가톨릭 신앙도 남미의 토속신앙과 혼합된 형태가 많아 제대로 복음을 가르친다면 그리스도인이 될 여지가 많다는 것이 이 선교사 부부의 생각이다.

이 선교사는 고산지역에서 사는 어려움이나 타종교 세력의 방해 등에도 볼리비아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선교가 힘들고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를 통해 한 명이라도 하나님을 알게 되고 그의 삶과 지역, 문화가 변한다면 그것이 선교사의 역할이 아니겠습니까. 하나님은 지구상 모든 사람을 사랑하십니다. 고산지역 주민도 예외가 아닙니다. 모든 사람들이 주님의 사랑 속에 있습니다. 누군가 전하지 않으면 어떻게 사람들이 예수를 만날 수 있겠습니까.”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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