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와 수수를 구분하지 못하는 젊은이가 많다고 한다. 기장과 조와 수수의 차이를 알아차리는 데는 약간의 눈썰미가 필요하지만, 옥수수와 수수는 들깨와 참깨의 차이만큼 크다. 수수는 중국 영화 ‘붉은 수수밭’의 배경이기도 하고, 고량주의 ‘高梁’이 수수를 뜻한다.



요즘 산간지방에 수수 거두기가 한창이다. 곡식을 터는 농부의 도리깨질이 유연하다. 너무 세게 내리치면 알곡이 상하고, 약하면 털리지 않는다. 도리깨의 회전과 타격에 힘 조절이 필요하다. 도리깨 타법을 익히면 훌륭한 골프 스윙이 나온다.

수수는 예로부터 농촌의 친구였다. 자랄 때는 수숫대를 꺾어 단물을 빨아 먹고, 열매로는 수수부꾸미를 만들어 생일상에 올리며, 학교에서는 수수깡으로 공작활동을 한다. 빗자루로도 제격이다. 마당을 쓰는 데는 싸리비가 좋지만, 부엌에는 고운 수수비가 어울린다. 호랑이 피가 물들어 수숫대의 끝부분이 빨갛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어린 아이들에게 서늘한 공포심을 심어주었다.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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