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서 10여년 장학사업 ‘신양 할아버지’ 정석규씨 “이 사회서 얻은 재산, 사회 환원은 순리” 기사의 사진

“내가 이 사회에서 얻은 재산은 여러 사람들의 도움에 의한 것이니 그들에게 환원하는 것은 당연한 순리입니다. 진정한 봉사는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더 크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 것입니다.”

서울대에서 10여년간 장학사업을 펼쳐온 ‘신양 할아버지’ 정석규(81) 신양문화재단 이사장은 30일 후배들이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에서 자신의 기부 철학을 이렇게 정리했다.

1952년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정 이사장은 98년 신양문화재단을 설립한 이후 서울대에 신양 학술정보관Ⅰ(공대)·Ⅱ(인문대)·Ⅲ(사회대)을 짓고 난치병 연구기금, 의과대학 연구 기금, 교수초빙기금 등 133억원을 기부했다. 또 서울대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 장학금, 교육 연구비를 지원하는 등 장학 사업을 펼쳐 왔다. 지난 10년간 175명의 대학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신양 할아버지 감사 이벤트’ 행사는 뜻있는 학생들의 기획과 준비로 이뤄졌다. 지난 7월 서울대 학생 게시판 ‘스누라이프’를 통해 모인 20여명의 학생들을 주축으로 행사준비위원회가 구성됐다. 학생들은 신양 할아버지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지난 13일부터 3일간 학생회관 앞에서 신양 할아버지의 모자이크 초상화를 그리는 이벤트를 열었다. 또 신양 할아버지의 기부정신을 본받자는 뜻에서 형편이 어려운 관악구 지역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서울대생들이 운영하는 무료 공부방을 돕기 위해 교내 모금활동을 벌여왔다. 모금 운동에는 600여명의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참여해 1200여만원의 기부금이 모였다.

정 이사장은 행사에서 후배들에게 나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반드시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면서 살고 있다”며 “오늘 행사는 내가 지난 10년 동안 뿌려온 씨앗이 열매를 맺어 꽃을 피웠다는 점에서 보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차례에 걸친 후두암 수술 이후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외부에서 식사를 할 때는 빈 보온 도시락통을 가지고 다니며 남은 음식을 버리지 않고 담는 검소한 생활을 하기로도 유명하다.

행사에서는 재학시절 정 이사장의 장학기금을 받았던 이경진(27·여·2007년 수학교육과 졸업)씨가 편지 낭독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구로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이씨는 “집안 사정이 갑자기 어려워서 대학 생활이 불가능하게 됐을 때 신양 장학금을 받아 공부할 수 있었다”며 “신양 할아버지의 도움 덕분에 공부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환경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치게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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