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삶의향기

[삶의 향기-조현삼] 남이 한 말로 힘든 이들에게

[삶의 향기-조현삼] 남이 한 말로 힘든 이들에게 기사의 사진

‘남의 말’은 별식과 같다. 맛이 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만나면 이 메뉴가 단골로 등장한다. 남의 말을 하다 양심이 찔리면 그 사람을 걱정해 주는 말을 한두 마디 넣어 중화시킨다. 그 사람을 흉보기 위해 하는 말이 아니고, 그 사람이 안타까워서 그를 위해 하는 말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남의 말이라는 별식은 별식대로 먹으면서 자신의 이미지는 이미지대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스스로 합리화를 하고 정당화를 해도 남의 말이라는 별식을 먹고 돌아오는 날은 속이 거북하다.

“너도 가끔 저주하지 않았느냐”

남의 말은 얼마 지나지 않으면 ‘남’에게 전해진다. 전해질 때는 그것을 전달하는 사람의 감정에 따라 더하거나 빠진 채로 전달된다. 사람은 태초부터 다른 사람의 말을 그대로 옮기는 능력은 없었다. 아담이 하나님께 들은 말씀을 하와에게 전달할 때 ‘만지지도 말라’가 추가 되고 ‘정녕 죽으리라’가 ‘죽을까 하노라’로 약화되었다. 전해지는 경로는 다양하다. 일부러 들으려고 하지 않아도 와서 전해주는 사람이 있다. 어떤 사람은 정보원을 두고 적극적으로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하는 말을 모니터하기도 한다.

이렇게 많은 남의 말이 오가다 보니 사람들은 자연스레 다른 사람의 말에 남으로 등장하는 자신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다른 사람이 자신이나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말하는지 알고 싶어한다. 그래서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을 향한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을 알아본다. 넌지시 떠보는 방법으로 직접 알아보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알아보기도 하고, 여론조사라는 방법을 통해서 알아보기도 한다.

그러다 자신에 대한 악평이나 악플을 듣거나 보게 되면 억울해 하고 흥분한다. 마음의 상처를 받기도 하고 심지어 이것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갖고 있는 온갖 힘을 다 동원해 그렇게 말한 사람을 응징하기도 한다.

성경은 참 세밀하다. 다른 사람이 내 말을 하는 것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까지 가르쳐 주니 말이다. 하나님께서는 전도서를 통해 우리에게 이런 지침을 주신다. “무릇 사람의 말을 들으려고 마음을 두지 말라. 염려컨대 네 종이 너를 저주하는 것을 들으리라.” 적극적으로 자신에 대해 하는 말을 들으려고 하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마음과는 다른 지침이다. 우리를 사랑해서, 우리의 행복을 위해 주신 지침이다. 이 지침을 주시면서 덧붙인 말씀에 찔리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너도 가끔 사람을 저주한 것을 네 마음이 아느니라.”

“공개적 충고는 나쁜 일”

이 말씀 앞에 두 절이 있는데 첫 절은 “지혜가 지혜자로 성읍 가운데 열 유사보다 능력이 있게 하느니라”이고 다음 절이 “선을 행하고 죄를 범치 아니하는 의인은 세상에 아주 없느니라”이다. 하나님께서 사람들이 하는 남의 말이 죄라는 것을 넌지시 일러 주시면서 죄를 범하는 현장 소음을 듣고 흥분하고 낙심하고 마음 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깨우쳐 주신다. 그런 소리에 마음 상하거나 낙심하지 않는 것이 잘하는 것이다. 더욱 잘하는 것은 아예 그런 소리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들어서 유익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당신을 찾아온 친구의 충성된 권고를 들으라.

얼마 전 신문에 난 방지일 목사님 인터뷰 기사를 읽다가 유난히 감동을 받은 부분이 있다. 기자가 “개신교 최고 원로목사로서, 장로인 이명박 대통령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어떤 말씀을 하시겠느냐”는 질문을 했다. 방 목사님은 “그걸 왜 신문을 통해 공개적으로 말합니까. 할 말이 있으면 직접 개인에게 해야지. 공개적인 방법으로 충고하는 건 아주 나쁜 일입니다.”

조현삼(광염교회 목사)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