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재소자 숫자조차 모른다… 채혈 거부하면 달리 검사못해 기사의 사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 감염된 재소자 숫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교정 당국은 재소자들의 채혈 거부로 전체 에이즈 재소자 숫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가 3일 민주당 이춘석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5년간 교정시설 수용자 에이즈 검사 현황’에 따르면 교정시설 내 에이즈 감염자 숫자는 2006년 20명, 2007년 36명, 2008년 38명, 2009년 45명, 올해 6월 현재 47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4년 6개월 사이에 에이즈 감염자 수가 배 이상 늘었다.

문제는 이 숫자가 집단생활을 하는 교정시설 내 에이즈 감염자 전체가 아니라는 점이다. 자료에 따르면 법무부는 3개월에 한번씩 전체 재소자를 상대로 에이즈 감염 여부 확인 등을 위한 채혈 검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채혈 자체를 거부한 재소자가 2008년 2만2709명, 2009년 1만9946명, 올해 상반기에만 6709명이었다.

채혈을 하지 않으면 에이즈 환자 여부를 정확히 알 수 없다. 이 때문에 에이즈에 감염됐으나 교정 당국 통계에 잡히지 않은 재소자가 헌혈에 참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수혈 사고 사례를 보면 헌혈 당시에는 에이즈균 잠복기여서 문제가 되지 않은 혈액이었으나 나중에 에이즈균이 양성화되면서 오로지 수혈만으로 인해 에이즈에 감염된 피해자가 있었다. 에이즈가 면도기 등을 통해 감염된 사례도 있어 세면장을 함께 쓰는 교정시설이 에이즈 안전지대라 말하기도 힘들다.

법무부 관계자는 “에이즈 예방법 8조에 의하면 ‘공중과 접촉이 많은 업소에 종사하는 자’가 아닌 경우에는 아무리 재소자라도 채혈을 강제할 수 없다”며 “재소자들을 최대한 설득해 채혈을 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인권 문제가 있으므로 조심스럽지만 적어도 교정 당국이 재소자 중 누가 에이즈에 걸렸는지 정도는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노석조 기자 stonebir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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