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추미 여성대상’ 받는 신혜수 유엔 권리위원회 위원 기사의 사진

“어떤 분들은 남녀가 평등해졌다고 하고, 더러는 여성우위라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성격차지수(Gender Gap Index)는 104위로 여전히 세계 최하위 수준입니다.”

삼성생명공익재단 주최 제10회 비추미 여성대상 해리상(여성지위 향상 및 권익신장 부문)을 받게 된 신혜수(60·사진)씨는 26일 “여성문제에 관한 한 아직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했는데 상을 받게 돼 빚진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녀 임금격차는 여전하고, 정책결정 과정의 여성참여율도 낮고, 여성에 대한 폭력도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여성의 현주소”라고 밝혔다.

지난 4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산하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위원회(이하 권리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된 신씨는 30년 넘게 활동해 온 대표적인 여성인권운동가이다. 그는 매 맞는 아내 문제를 사회문제화한 ‘한국여성의 전화’ 상임대표로 성폭력특별법 및 가정폭력방지법 제정을 이끌어냈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국제협력위원장으로 일본의 성노예 문제를 유엔에 제기해 국제적으로 공론화시키는 데 기여했다. 2009년부터 성매매추방 범국민운동 상임대표를 맡아 성매매 추방에도 앞장서고 있으며, 올해 유엔인권정책센터 상임대표를 겸직해 여성에서 남성의 인권으로까지 관심의 폭을 넓혔다.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어져 일과 가정의 양립이 여성들만이 아닌 우리들 모두의 문제가 되어야 남녀평등의 실현은 물론 국가적 문제로 떠오른 저출산도 극복될 것입니다.”

여성의 사회활동이 일반화된 요즘 가사와 육아에 동참하는 젊은 남성들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그들은 ‘도와준다’고 생각하고 있는 게 우리 현실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집안일은 여성의 몫이라는 생각이 여전히 뿌리 깊이 박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신씨는 “우리 집에서도 구십이 넘은 시모의 식사와 약 수발은 제 몫”이라며 “일이 있을 때마다 남편과 아들에게 부탁해야 한다”고 털어놨다. 그의 남편은 북한인권운동을 하는 서경석 목사다.

그는 “4년 임기의 유엔 권리위원회 위원 일을 열심히 하는 한편, 국내 성매매 추방운동에 힘쓰겠다”면서 “성매매가 근절되기 위해선 공권력을 담당하고 있는 남성들의 강력한 단속의지가 필수요건”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상은 상금이 3000만원이다. 어디에 쓸 거냐고 묻자 신씨는 소녀처럼 활짝 웃었다. 그는 “수상소식을 전하는 분께 가장 먼저 물어본 게 상금에 세금이 있느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고맙게도 세금도 내주신다고 하네요. 건물을 마련하느라 빚을 지게 된 여성의 전화, 좁은 사무실에서 고생하고 있는 성매매추방범국민운동, 유엔인권정책센터에 1000만원씩 보태려고 합니다.”

시상식은 29일 오후 서울 태평로 삼성생명 국제회의실에서 열린다.

글·사진=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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