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발견] 모과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기사의 사진

모두가 다 좋은 나무는 없다지만 그래도 가장 좋은 하나를 꼽으라면 모과나무가 1번이다. 봄 꽃에서 여름 잎, 가을 열매, 겨울 가지까지 하루도 나무의 품위를 잊지 않는다.

봄 꽃은 화사하기 이를 데 없다. 연분홍 빛깔에 옹기종기 앙증맞게 피는 모습이 매혹적이다. 여름 잎은 싱그럽다. 가장자리는 톱니 모양으로 둘러쳐져 있고, 복판에 듬성듬성 박힌 반점은 야생의 증거다. 가을의 열매는 또 얼마나 이롭나. 이름(木瓜)부터 ‘나무에 달린 참외’라는 뜻이다. 모과 하나 방안에 들여놓으면 생활의 격이 달라진다. 겨울 나목의 줄기는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 옛말은 정말 억울하다. “울퉁불퉁 모개야, 아뭇다나 굵어라”는 자장가 속의 ‘모개’도 모과의 이런 모양에서 비롯됐다. 쭈글쭈글하고 형태가 다소 불규칙해 타박하지만, 파격 그 자체가 아름답지 않은가. 조선의 달항아리처럼.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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