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주선으로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등 한·일·중 3국 정상이 29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 대우호텔에서 만났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가 열린 벨기에를 방문했을 당시 중·일 양국 정상에게 제안해 성사된 자리였다.

3국 정상은 ‘성과를 내기 위한 6자회담’에 합의했다. 간 총리가 “6자회담과 관련 한국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고, 원 총리는 이에 “그동안 중국이 6자회담 재개에 노력한 것은 회담을 위한 회담을 하자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를 ‘성과를 내기 위한 회담’으로 정리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3국 간 합의를 6자회담에 대한 중국의 입장 변화로 보기는 무리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북한의 입장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 대통령은 “문제를 만들고, 시간이 지나가고, 다시 6자회담이 열리는 식은 관계 진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고, 중국도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라는 평가다.

중국과 일본은 한 테이블에 앉았지만, 냉랭한 분위기였다고 한 배석자가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제안하면 중국이 화답하고, 이 대통령이 제안하면 일본이 화답하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한·일·중 회의 직후 중·일 정상회의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중국 측 거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적인 관심사가 된 희토류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간 총리는 “희토류 자원의 안정적인 공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이에 원 총리는 “중국은 계속 국제사회에 희토류를 공급하겠다. 특히 소비대국과 함께 노력해서 희토류 원천을 확대하고 새로운 대체자원 개발을 추진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이번 베트남 방문에서 한·일·중 중재자 역할과 함께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협조 분위기 조성이라는 3가지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등 아세안 10개국은 한국과의 교역 규모가 연말쯤 1000억 달러에 달할 정도로 급속히 성장하는 신흥 시장이다. 이 대통령은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통해 한·아세안센터 지원 예산 증액, 2015년까지 ODA(공적개발원조) 예산 2.5배 확대, 아세안 지역 장학생 확대 등을 약속했다. 서울 G20 정상회의의 협조 분위기도 조성됐다.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은 “아시아에서 한국이 G20 의장국을 맡아 너무 기쁘다”며 축하했다고 한다.

하노이=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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