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박영범] 청년 일자리 해결하려면 기사의 사진

우리나라의 청년 실업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현재 20대의 실업률은 7.7%로 전체 실업률 3.4%보다 배 이상 높다. 공식적인 20대 실업자는 28만1000명이지만 학교나 학원에 다니지 않으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비경제활동인구 62만6000명까지도 포함하면 20대 실업자는 90만명을 넘어선다.

정부가 지난 10월 12일 발표한 ‘청년 내일 만들기’ 프로젝트에 따르면 청년 사회적 기업가가 육성되고, 창조캠퍼스 및 창조마을 등 청년 창업의 기반이 조성된다. 에너지 분야, 출연연구기관 등의 인원이 늘어나고, 소방 및 치안, 특허 및 상품 출원 관련 심사인원과 재배방치 모니터링 요원으로 청년이 활용된다. 취업연계형 인턴이 내년에 3000명 늘어난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7만7000개의 청년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학졸업자 및 졸업예정자를 현장형 인재로 육성하기 위해 기업이 주도하는 취업아카데미가 신설된다. 대학평가제도가 산업계 관점으로 바뀌고 뻥튀기로 문제가 되고 있는 대학취업률 공표가 내실화되도록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다.

특성화고등학교의 취업을 촉진하기 위해 산업현장의 근로경험이 학점으로 인정되고 고교 졸업 후에도 계속 일할 수 있도록 병역특례 지원 방안이 검토된다. 또한 학교 밖으로 내몰린 청소년들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취업사관학교가 개설된다. 정부 스스로 밝혔듯이 2003년 이후 9차례 청년실업대책을 마련하였으나 근본적인 고용개선 효과는 미흡했고 10번째 발표되는 정부의 이번 대책도 우리나라의 청년 일자리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해 줄지는 의문이다.

청년 실업문제는 우리나라의 대학생 수가 너무 많다는 데서 시작된다. 우리나라는 현재 고등학교를 졸업한 10명 중 8명꼴로 그해에 대학을 진학하고 있다. 재수를 해서 그 다음해에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까지 포함하면 10명 중 9명이 대학에 간다는 것이다. 대졸 취업난을 반영해 2009년 대학취업률이 20년 만에 약간 떨어졌지만 일본의 대학진학률이 50%대 후반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여전히 너무 많은 사람들이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대학을 나와 졸업 후 몇 달이 지나도 절반 정도만이 정규직에 취업하는 상황은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데 앞으로도 크게 바뀌기는 힘들다.

우리 사회의 일자리 문제가 본질적으로 해결되려면 1년에 50만개의 일자리가 늘어나야 하는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에도 1년에 고작 30만개의 일자리가 늘어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8년에는 약 15만개가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대졸자들이 극도의 취업난을 겪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들은 구인난을 호소하고 현재 약 60만명의 단순기능 외국 인력이 취업하고 있다.

과감한 대학의 구조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는 과거 준칙주의에 의거해 무분별하게 대학 설립을 허가해 줌으로써 현재의 대졸자 취업난을 조장한 결과를 가져왔다. 정부가 앞장서서 대학의 구조조정을 선도해야 하는 이유다. 청년들이 직업 경쟁력을 높여 국내외에서 스스로 일자리를 개척하도록 지원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인데, 눈높이가 높아진 대졸자들이 갈 일자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에서 산업계가 요구하는 현장형 인재 육성 대책으로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젊은이들이 가고 싶어하는 좋은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300인 이상 대기업 일자리는 93년 250만개에서 2005년 180만개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기업하기 좋은 사회적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최근의 기업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를 보면 기업들이 스스로 자초한 측면도 있지만 기업하는 사람들에 대한 국민이나 여론의 시선이 보다 따뜻해져야 한다. 지구촌 경제시대에 자본에는 국적이 없으며 세계 어디에도 공장은 만들 수 있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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