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진선의 동물 이야기] 다람쥐원숭이의 과시법 기사의 사진

다람쥐원숭이는 중남미 열대우림의 20∼30m 높이 나무에 사는 호기심 많고 활달한 성격을 가진 귀여운 원숭이다. 이곳에 사는 대부분의 신대륙원숭이들이 꼬리를 손처럼 이용해 꼬리로도 나뭇가지를 꽉 쥘 수 있는 데 반해 다람쥐원숭이는 어린 유아기가 지나면서 꼬리로 물건을 쥘 수 있는 능력이 없어진다.

그래도 까마득히 높아 보이는 나무 위를 자유자재로 뛰어다닐 수 있는 것은 대퇴부가 짧아진 대신 무릎 아래 다리가 길어져 좀 더 강력한 점프력을 가지게 됐고, 몸집은 작아도 뇌가 잘 발달해서 뛰면서도 시각정보를 빠르게 해석해 정확한 착지지점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몸길이보다 더 긴 꼬리는 뛸 때 몸의 균형을 잡아준다.

야생의 다람쥐원숭이는 작게는 수십 마리에서 많게는 500마리까지 큰 무리를 이뤄 산다. 큰 무리는 어른 수컷 무리와 새끼를 가진 암컷 무리, 그리고 아직 성(性)성숙이 안 된 아성체 무리로 나뉜다. 그 중 가장 핵심을 이루는 것은 새끼를 가진 암컷 무리다. 암컷들은 발정이 거의 동시에 와서 비슷한 시기에 새끼를 낳아 기른다. 그래서 매년 교미기, 출산기, 양육기가 있다.

수컷들은 새끼를 기르는 데 전혀 도움을 주지 않지만 대신 옆에 있던 암컷들이 새끼를 낳은 암컷에게 다가가 새끼 냄새를 맡으며 관심을 보인다. 이것은 새로 태어난 새끼를 무리 안으로 받아들이는 중요한 과정이며, 앞으로 이 암컷들이 보모가 돼 어미가 없을 때 새끼를 돌봐준다. 다람쥐원숭이들도 일종의 공동육아를 하는 셈이다.

무리생활을 하는 동물답게 다람쥐원숭이는 다양한 의사소통방법을 가지고 있다. 25∼30여 가지 다른 소리를 낼 수 있고 몸짓언어도 잘 발달돼 있다. 하지만 큰 무리를 이뤄 살다보니 무리 안에선 항상 서열을 놓고 크고 작은 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다람쥐원숭이들은 심각한 싸움으로 발전되기 전에 좀 더 은밀하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자신의 성기를 보여주는 성적디스플레이가 그 방법이다. 서열이 높은 원숭이가 낮은 원숭이에게 성기를 내보이면서 은근히 서열을 과시한다. 동물원에서도 서열이 높은 수컷들이 사육사를 경쟁상대로 보고 사육사가 들어갈 때마다 성적디스플레이를 하기도 한다.

다람쥐원숭이에게는 또 한 가지 독특한 습관이 있는데 오줌을 발바닥에 묻혀 온몸에 문지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걸어 다니면서 영역에 냄새 흔적을 남길 수 있을 뿐 아니라 더울 때 오줌의 수분이 증발되면서 체온을 낮출 수 있다.

서울동물원 동물운영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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