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에 이름이 없는 후보가 선거에서 당선될 수 있을까.



한국에선 불가능하지만 미국에선 가능하다. 투표용지에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 이름을 기입하는 ‘기명투표(write-in ballot)’ 방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선거에 앞서 후보는 특정 정당이나 무소속 후보가 아닌 기명투표 후보로 등록해야 한다.

2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알래스카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한 리사 머코스키 후보가 화제의 주인공이다. 알래스카 연방 상원의원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가운데 41%가 기명 투표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AP통신이 3일 보도했다. 기명투표자 중 머코스키 후보의 이름을 적은 유권자 수를 계산하는 데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명투표자 대부분이 머코스키 후보 지지자로 추정돼 당선이 유력하다.

머코스키 후보가 당선되면 1954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스트롬 서몬드 후보의 당선 이후 56년 만에 기명투표로 선출된 연방 상원의원이 된다. 유력 공화당 대권 후보이자 티파티의 ‘대모’인 세라 페일린 전 주지사의 텃밭에서 티파티 지원 후보를 눌렀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로드아일랜드주에선 무소속 주지사가 탄생했다. 2006년 상원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뒤 공화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링컨 차페 전 상원의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가 갈등하는 가운데 손쉽게 승리했다. 공화당 상원의원 시절 이라크 전쟁을 유일하게 반대했던 인물이다.

오클라호마주와 뉴멕시코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 3곳에선 처음으로 여성 주지사가 탄생했다. 특히 인도계 이민자 후손인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당선자는 첫 소수민족 출신 주지사가 됐다.

뉴욕주지사 선거에선 민주당 후보로 나선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검찰총장이 당선돼 아버지 마리오 쿠오모에 이어 뉴욕주 주지사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거액을 쓰고도 쓴잔을 마신 후보도 많다. 캘리포니아주 주지사에 도전한 이베이 전 최고경영자(CEO) 멕 휘트먼 공화당 후보는 개인 재산만 무려 1억4300만 달러(약 1581억원)를 퍼붓고도 제리 브라운 민주당 후보에게 12.3% 포인트 차로 완패했다. 미 프로레슬링단체(WWE)의 실질적 소유주인 린다 맥마흔도 사재 4660만 달러(약 509억원)를 지출하고도 코네티컷주 연방 상원 의원직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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