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첫날인 11일 서울 도심에서 회의 개최를 규탄하는 대형 집회와 가두행진이 예정돼 경찰이 긴장하고 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시위진압용 장비를 총동원하고 불법·폭력 시위자는 현장에서 곧바로 검거키로 했다.

10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진보성향 단체 80여개로 구성된 ‘G20대응민중행동’(민중행동)은 11일 오후 2시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다. 민중행동은 집회에 1만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경찰은 3500여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는 4시간 총파업을 결의하고 수도권과 충청권 조합원을 상경시켜 집회에 합류키로 했다.

집회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1부와 G20 정상회의를 규탄하는 2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민중행동은 집회가 끝나는 4시30분쯤부터 남영역 삼거리 방향으로 가두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행사에는 G20에 맞춰 입국한 외국인 활동가 100여명도 참가한다. 경찰은 가두행진을 허용하고 남영역 방향 3개 차로를 내주기로 했다. 민중행동 관계자는 “집회나 가두행진은 일정대로 평화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가두행진 참가자들이 해가 진 뒤 도로를 점거하고 과격 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커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남영역 삼거리와 G20 정상회의 첫 공식일정인 환영만찬이 열리는 서울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간의 거리는 2㎞에 불과하다.

경찰은 시위대가 차단선을 뚫으려 할 것에 대비해 남영역 삼거리 일대에 차벽을 설치하고 27개 중대 2600여명을 배치키로 했다. 물포, 캡사이신 분사기, 차벽트럭, 다목적 조명차량, 고성능 방송차량 등 시위진압용 장비도 동원한다.

경찰 관계자는 “폭력시위자는 즉각 검거하고 오후 6시 이후에도 도로를 점거하면 강제 해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시위 예상지로 꼽히는 서울 시내 곳곳에도 기동부대를 배치할 방침이다.

한편 민중행동은 서울 신수동 예수회센터 대강당에서 지난 7일부터 국내외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서울국제민중회의’를 폐막하면서 ‘서울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경제위기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한 G20 정상회의는 신자유주의 정책, 금융자본의 권력, 사회적 위기 등 핵심 문제를 다루지 않고 있다”며 “경제위기 비용을 민중에게 전가하지 말고 금융자본에 대해 전면적이고 즉각적인 규제와 통제를 실시하라”고 주장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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