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2만명 돌파… 취업률·임금 낮아 자립 힘겨워 기사의 사진

국내 입국 북한이탈주민(탈북자) 수가 2만명을 돌파했다. 시골의 작은 군 정도에 해당하는 규모다. 탈북자 2만명 시대는 2007년 1만명을 돌파한 후 3년 만이다.

통일부는 15일 “국내 입국 북한이탈주민이 지난 11일 2만명을 넘어섰고, 오늘 현재 2만50여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 수립 직후인 1948년 9월 15일 귀순한 김정수(86년 사망)씨를 시작으로 귀순자와 중국 등 제3국을 통해 입국한 사람을 모두 합한 숫자다.

◇함경도 출신, 20∼40대, 여성이 다수=2만번째로 국내에 들어온 탈북자는 양강도 출생인 김모(41·여)씨다. 김씨는 북한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다 지난해 먼저 국내에 입국한 어머니의 권유로 두 아들과 함께 탈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경우처럼 여성 탈북자는 2002년부터 남성을 추월하기 시작해 현재 전체 탈북자의 68%를 차지하고 있다. 함경도 출신(77%)과 20∼40대(75%)도 탈북자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올해는 중국에 있는 여성 탈북자들이 국내에 덜 들어오면서 전체적으로 입국자 수가 줄었다”며 “전국 211개 지방자치단체에 흩어져 사는 탈북자들을 친근한 이웃으로 받아들일 때가 됐다”고 말했다.

국내 입국 탈북자 수는 1948년부터 98년까지만 해도 총 947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의 경우 한 해에 2927명이 입국할 정도로 많아졌다. 최근엔 매주 50∼80명씩 입국하고 있다. 탈북 형태는 가족 동반이 40%이고, 가족이 먼저 남한에 들어와 있던 탈북자도 40%에 달한다.

◇월평균 소득은 127만원=정부는 탈북자들에게 정착지원금과 주택지원금, 직업훈련, 고용지원금, 대학 특례입학, 등록금, 생계급여, 의료급여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탈북자들이 자립하는 일은 녹록지 않다.

통일부에 따르면 정착 6개월이 지난 15세 이상 탈북자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은 남한 일반 국민의 70∼80% 수준에 그쳤다. 월평균 근로소득은 127만원이며, 취업자의 55%는 단순노무직이나 기계조작 등에 종사하고 있었다.

특히 청소년이나 탈북 대학생들은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의 경우 탈북과정에서 장기간 중국 등 제3국에서 머무른 탓에 한국말을 잘 못하거나 학교 수업에서 뒤처지기도 한다.

◇희망을 일구는 탈북자들=우리 사회에서 비교적 성공적으로 정착한 탈북자들은 스스로의 자립 의지와 함께 남한 사람들의 따뜻한 시선을 강조했다.

2005년 탈북한 원정근(53)씨는 아내와 함께 경기도 파주의 한 골프장에서 환경미화 및 기계관리 등을 하면서 모은 돈을 저축해 다음 달 새로 장만한 아파트에 입주할 예정이다. 원씨는 “북한에서 갖고 있던 기술이나 자격을 여기서는 쓸 수 없기 때문에 걸음마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성의껏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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