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발견] 눈 오는 날, 땔감을 보내다 기사의 사진

발화법(發火法)의 발명은 인류 문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음식을 익혀 먹으니 사람들의 영양이 좋아졌다. 불의 화기를 모아 난방을 하니 겨울에 얼어 죽는 사람이 줄어들었다.

추위는 이기는 것이 아니라 넘기는 것이다. 이 월동(越冬)의 핵심이 장작이다. 지금은 캠프장이나 고깃집에서나 볼 수 있지만, 예전에는 집집마다 장작 패는 도끼 소리가 요란했다. 농가는 장작더미로 가득해야 겨울이 두렵지 않았다. 큰 눈이 와도 장작을 지펴 밥을 짓고, 쇠죽을 끓일 수 있었기에. 장작 패는 기술은 농사꾼의 숙련도를 재는 척도이기도 했다. 나무결을 제대로 살피는 게 기술이다.

처마 밑에 고르게 잘 포개진 장작은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바르게 만든다. 지난 가을의 수확에 감사하며, 다가올 봄을 평화롭게 기다린다. 더러 형편이 어려운 친구 집에 땔감을 보내기도 한다. 이름 하여 ‘설중송탄(雪中送炭)’. 눈처럼 고운 우정이다. 주변에 땔감 떨어진 집이 없는지 돌아볼 때다.

손수호 논설위원 shsh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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