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코너-오종석] 中 ‘포위전략’ 자초 기사의 사진

북한이 ‘우라늄 농축카드’를 꺼내들고 연평도 포격까지 감행하자 국제사회는 중국을 향해 채찍을 들었다. ‘혈맹’이면서 절대적인 대북 영향력을 가진 중국이 나서야 한다는 압박이다. 여기에는 중국의 역할과 함께 책임을 추궁하는 측면이 강하다.

올 들어 중국은 북한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천안함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두 차례나 초청해 환대하며 우호를 과시했다. 김정은으로의 후계세습 과정에서도 중국은 북한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 등 고위층들은 자자손손 혈맹관계를 유지하자며 북한 새 지도부와의 관계강화를 약속했다. 과거 2차례 핵실험과 천안함 사태 이후 코너에 몰린 북한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했다.

이처럼 북한의 후원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중국의 논리는 항상 한반도 비핵화, 동북아시아의 평화였다. 그런데 북한은 또다시 도발에 나섰다.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에 이어 남쪽에 대한 무차별 포격 공격까지 실시함으로써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에 벌집을 쑤셔놓았다. 중국도 곤혹스런 상황에 빠져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농축시설에 외부 조력이 있었을 것이며, 여기에 중국 정부는 아니지만 민간업체와 개인의 도움이 있었을 것이란 의혹의 눈초리까지 제기되고 있다. 2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핵전문가인 마크 피츠패트릭 선임연구원은 “틀림없이 중국 중개인들이 북한의 (설비) 조달 네트워크의 주요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은 물론 미국, 일본의 강력한 반발 속에 미국의 전술핵무기 한국 재배치 얘기가 나오는 것도 중국엔 껄끄러운 것이다. 이 지역에서 자칫 핵 도미노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의 핵무기 진전은 한국과 일본, 인도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주한 미군, 주일 미군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미국의 개입이 확산될 개연성이 있다. 북한에 의한 핵 도미노는 북한을 겨냥한 것이지만, 결국 북한과 함께 중국을 포위하는 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대(對)중국 포위전략’의 한 방편이 될 수도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22일 미국에 대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해묵은 분쟁을 조장하지 말고 무력시위도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역내 개입과 무력시위의 대표적인 예로 남중국해상의 영유권 분쟁 개입의지 표명과 천안함 사건 이후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들었다.

하지만 따져보면 중국이 이를 자초한 측면이 적지 않다. 중국은 지난 3월 남중국해 문제가 주권 및 영토보전과 관련된 ‘핵심 이익’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들이 강력히 반발했고, 미국에 손을 내밀었다.

최근 계속된 중국과 일본의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 영유권 문제도 마찬가지다. 언뜻 보면 강경대응으로 중국이 압승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일 관계는 악화될 대로 악화됐고, 미·일 동맹은 강화되는 계기가 됐다. 북한에 의한 천안함 사건은 대대적인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원인이 됐고, 포격 공격까지 이어지면서 더욱 확고한 한·미 동맹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모두 미국의 동북아 개입 여지를 키운 셈이다.

올 들어 중국 외교의 특징은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다. 북한과의 관계강화와 영토분쟁 등에 있어 대외 강경책이다. 그러나 이 같은 외교정책은 거꾸로 한반도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정세불안으로 이어졌고 미국의 역내 개입 확산을 초래했다. 중국 내에서도 최근 일부 학자들을 중심으로 기존 대북정책을 포함한 외교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제 중국도 무조건적인 북한 감싸기와 대외 강경책으로 스스로 포위전략에 갇히지 않도록 고민해야할 때다.

베이징=js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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