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발견] 까치의 거룩한 노동 기사의 사진

말없는 식물도 자기번식의 욕망은 강하다. 스스로 비행하기도, 새를 불러들이기도 한다. 꼬투리가 터질 때 튕기는 것은 기본기다. 도토리는 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는 반동의 힘으로 30m 이상 비행한 뒤 떨어진다. 새로운 거처는 그렇게 마련된다. 도깨비풀처럼 사람옷이나 짐승털에 달라붙어 자신을 옮기는 얌체도 있다.

탐스러운 열매도 번식을 위한 수단으로 쓴다. 열매에 윤이 나고 고운 색으로 물들면 씨가 길을 떠나도 된다는 신호다. 달디 단 열매의 맛은 새에게 던지는 유혹이다. 볼품이 없거나 맛이 없는 열매에는 새가 날아들지 않기 때문이다.

새가 열매를 먹을 때는 씨까지 삼킨다. 단단한 씨는 새의 뱃속에 남아 있다가 새똥과 함께 땅 위에 뿌려진다. 그러니 열매는 새에게 주는 감사의 배달요금인 셈이다. 날개로 중심을 잡으며 감을 향해 부리를 내민 까치의 저 거룩한 노동을 보라. 식물과 동물은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데, 사람들은 그러지 못하다.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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