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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이성훈] 온전한 정직

[삶의 향기-이성훈] 온전한 정직 기사의 사진

광저우 아시안게임 혼계영 400m 결승전에서 대한민국 수영 대표팀이 2위를 차지하며 은메달을 획득했다. 본래는 3위로 들어왔지만,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어 1위를 차지했던 중국팀의 부정 출발 사실이 밝혀지면서 실격 처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비록 스포츠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많은 것을 시사한다.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정직하지만 가난했던 한 남자가 회당 입구에서 1억원이 든 돈 가방을 주웠다. 순간 살림 걱정하는 아내의 얼굴, 옷을 사달라고 조르던 딸의 얼굴, 등록금 걱정하는 아들의 얼굴이 차례로 떠올랐다. 그러나 잠시나마 옳지 못한 생각을 품었던 것을 부끄럽게 여기고, 얼른 주인에게 가방을 찾아 준다. 그런데 주인은 사례를 하지 않으려는 속셈에 본래는 가방에 2억원이 들어 있었는데, 1억원만 가지고 왔으니 보상금을 줄 수 없다며 거짓 증언을 하는 것이었다. 사례금은커녕, 가방을 찾아 주고도 도둑으로 몰리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정직하게 사는데 함정 많아

어쩔 수 없이 랍비에게 재판을 청구하였다. 랍비가 먼저 가방을 잃은 사람에게 묻는다. “당신은 분명히 2억원이 든 가방을 잃어버렸나요?”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저 사람이 그 중에서 이미 1억원을 챙겼으니, 당연히 사례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오히려 할 수만 있다면 사례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돌려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군요. 나는 당신이 2억원이 든 가방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가방을 주워 온 남자에게 물었다. “당신은 1억원이 들어 있는 가방을 주웠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1억원이 들어 있는 가방 그대로입니다.” “나는 당신의 말도 인정합니다.” 이렇게 말한 후 랍비는 가방을 주워 온 이에게 “당신이 주운 가방은 저 사람이 잃어버린 가방이 아닌 게 분명합니다. 따라서 당신은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 그 금액을 가지고 있다가 임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본인이 사용하여도 좋습니다”라고 판결했다.

우리 사회에서 큰 이슈가 되는 여러 사건들을 보고 접할 때마다 일맥상통하는 공통점이 있다. 정직하지 못하다는 것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진실하게 살려고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본다. 정직한 것이 최선만은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 결국 나도 모르게 세상과 사람을 믿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상책이라는 고정 관념이 마음속에 자리 잡는다. 만일 어쩔 수 없이 꼭 믿어 주어야 할 상황이 되면, 속는 셈 치고 믿어주자는 선심성 신뢰로 땜질을 해 버린다.

중요한 건 하나님 앞의 진실

사실 진실하게 말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데에는 너무나 많은 함정들이 도사리고 있다. 억울하게 오해를 받기도 하며, 심지어는 멸망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이것은 과정에 불과하다. 결국에는 진실과 거짓은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든 것이 백일하에 드러나기 마련이고, 좀 답답하게 보여도 정직한 이가 결국에는 승리하게 된다. 물론 때로는 진실이 매도되고 왜곡되어 멸망하는 것이 결론이 되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을 현세에만 국한하지 않고, 하나님의 시간인 영원으로 확대한다면 이 경우 역시 분명 하나의 과정임에 틀림없다. 우리는 진실과 정직에 대한 의연한 태도가 필요하다.

또한 자신이 나름대로 세운 기준에 근거한 몇 가지 사안에 대하여 정직하게 행하였다고 하여 자신만의 의에 빠져, 다른 사람을 정죄하는 모습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 앞에서도 아니고, 자기 자신이 기준이 되는 것도 아닌 하나님 앞에서의 진실함이다. 이것이 회복될 때, 비로소 우리는 정직이 가져다주는 온전한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이성훈 남부성결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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