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은 우리나라 역사와 사회문제에 대한 글을 쓰고자 하는 필력 있는 소설가로 한다. 회원은 다른 회원의 역사, 사회문제에 대한 저술 작업을 지원할 의무 이외의 어떤 사상적 통제나 공동 활동의 의무도 갖지 않는다.”

진보문학단체인 고루살이문학회가 29일 경기도 양평군 청운면 가현리 우벚고개에서 창립식을 열고 출범했다. 나이순에 따른 윤번제 대표를 맡은 소설가 김성동(63)씨는 “우리 문학에서 사회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서사 전통이 1990년대 이후 사라져가고 있다”며 “우리 사회의 편중과 자유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리얼리즘 문학을 되살린다는 취지로 모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우벚고개는 김씨가 8년째 칩거 중인 곳이기도 하다. “우벚고개 일대는 일제 당시 항일 의병들의 격전지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곳입니다. 당시 의병들은 동대문까지 진출했지만 기관포로 무장한 일본군에 밀린 끝에 마지막 항쟁을 우벚고개에서 벌였지요. 살아남은 의병들은 이후 만주 등지로 넘어가 봉오동과 청산리 전투에도 참가했습니다.” 역사 쪽에서조차 아무도 그때 일을 얘기하지 않는다면 문학 쪽에서라도 이 땅에 묻힌 이야기를 캐내야 한다는 것이다.

창립회원은 작가 조선희 안재성 이시백 김응교 등 5명. 회원 가입은 창립회원들의 만장일치로 결정하되 회비도 없고 정기모임도 갖지 않는다. 다만 집필을 위한 자료 공유와 공동 취재를 중심으로 운영한다. 비용은 곧 출간될 ‘김성동의 현대사 아리랑’의 인세로 충당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소설가 최용탁의 소설 ‘즐거운 읍내’가 제1회 ‘고루살이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어 시상했다.

정철훈 선임기자 ch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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